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 수라 한식당

'밥한번 먹자.'
'밥한번 먹자.'
'그래, 밥한번 먹자.'

며칠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늦은 평일 저녁 적당히 한가한 시간에, 남자 손님 두분께서 들어오셨습니다.
한분은 방콕에서 10년째 사시는 단골분이신데, 자그마한 자영업을 하십니다. 한국관광객이 한창일때는 제법 크게 하셨는데, 점점 줄어들고 계시다며, 다른 일을 알아볼까 하신다네요.
다른 분은 초면인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에서 외국계 은행을 다니고 계시다네요.

자영업하시는 분은 '벌때야 벌지만 못가져가는 달은 얼마나 초조한지 아느냐, 안정적인 대기업에 버틸 수 있을때 까지 버텨라.' 하시고.
대기업다니신다는 분은 '평생 엑셀파일 숫자마추는 일에 매달려 이번 달 월급받고나면 다음날 내 자리가 과연 남아있을까. 작게라도 자기 사업하는 네가 부럽다...'
자기의 일에 넋두리 반, 서로 토닥이며 용기를 북돋우는 이야기 반이었습니다. 두분은 서울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30년지기 친구입니다.
두 분의 인생은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흘러 갔지만.
옛날 추억 되살리며 당시 학교가 서울 강남에 있었는데도 근처 또랑에 올챙이 잡으러 다녔다는 둥, 누구누구가 농구를 참 잘했었는데..
학교축제때 불러온 여학생이야기에. 그때 삐삐라도 있었으면 어떻게 어떻게 연락한번 했을텐데...하시며.
외모야 희끗희끗 흰머리가 올라오지만 가슴깊은 곳은 스무살의 감정 그대로를 간직한채 살아갑니다.
 
' 밥한번 먹자'는 인사말을 지키려고 비행기타고 방콕까지 건너오셨답니다.

수라의 갈비살을 시키셨습니다.
한점한점 숯불에 뒤집으시며 소주잔을 기울입니다.
엄지척해주시며 맛있다고 여러번 강조해주십니다.
인생, 고기에서 고기가 그래서 나온 말인가요?
30년만의 두 분의 삶은 다른듯 닮았습니다. 
궂은 날도 있고, 화창한 날도 있어야 사는 게 재밌는 거 아니냐면서.
숯이 잦아드는 시간까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았습니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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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의 꽃갈비살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저희가 직접 거래처에서 눈으로 확인해서, 신선하고 퀄리티가 좋은 녀석들로만 가져오므로 그 양이 많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떨어지는 날도 이따금 있음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안창살, 꽃등심도 좋아요 ^^;)
최근에 좀 더 풍미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전기그릴에서 하향식 숯불구이로  바꾸었습니다. 
하향식이라 연통이 없어, 소중한 시람 시야를 가리지 않습니다.(깨알 자랑)
그리고 조금이라도 고객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화학성분의 화공탄이 아닌 유칼립투스 천연숯을 사용합니다.

수라는 스쿰빗 39에 있습니다.
이번주엔, 꽃갈비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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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oo.gl/maps/ouvMoo1VVhQBiTf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