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연습장에서 주위를 살펴보면 남에게 훈수를 해줄 정도의 실력은 아닌 것 같은데 말씀이 많은 분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골프는 단 10분만 배워도 남을 가르치려 드는 무서운 병(?)을 가진 운동이라고 하지요. 오죽하면 배우는 학생보다 가르치는 선생님이 더 많은 운동이 골프라고 합니다.
레슨 혼자오기 심심해서 친구를 데리고 오시는 분들도 가끔 계십니다. 그럴 경우 함께 와서 옆에서 연습하는 것은 좋은데 잠시 쉬면서 음료수래도 마실라치면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훈수를 두는 분도 계십니다. 담당 프로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옆에 있음에도. 그런 개 싸가지 메너는 대체 어디서 배운 것일까요?
그런 분 샷을 보면 어금니 살짝 깨물고 한 마디 날려주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너나 잘하세요!”
필드레슨을 가끔 나갑니다.
그리고, 필드레슨을 하면 할수록 새삼 느끼는 것이 하나 있지요.
필드레슨은 아무리 할 말이 많아도 가급적 말을 아껴야 하는 “묵언수행”이라는 점입니다.
우선 처음 세 홀 정도는 플레이를 살피느라고 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1번 홀의 플레이만으로 말씀 드릴 것들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몸이 풀리기 전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섣불리 말을 꺼내면,
저의 말에 믿음이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살핀 다음에 말을 꺼내는 것이 도리라서 꾹 참고 지나갑니다.
아무리 필드레슨이라도 제가 본 모든 것을 이야기 할 필요는 없더군요.
많은 것을 이야기하면 오히려 혼란만 커질 뿐, 제대로 몸으로 익힐 확률은 낮아집니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더라고, 정말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것을 골라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윙에서 하나, 숏 게임에서 하나, 퍼팅에서 하나, 경기운영에서 하나,
그 이상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윙 전에는 가급적 말을 아낍니다.
스윙하기 전에 스윙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실수 할 확률만 높아집니다.
대신 스윙을 하고 나면 필요한 연습을 몇 번 같이 합니다.
다음 홀에서도 스윙을 하고 나면 필요한 연습을 합니다.
그렇게 몇 홀을 지나다 보면, 스윙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많은 말보다는 조금씩 몸으로 익히는 것이 서로에게 더 편한 것 같습니다.
골프를 하다 보면, 다른 골퍼의 문제점이 눈에 잘 들어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모든 것을 다 지적해야만 좋은 골프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점의 지적은 긴장은 낳고, 긴장은 실수를 낳고, 실수는 새로운 문제를 불러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