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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이질감을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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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은 이질감을 즐기는 것이다.







여행(旅行)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는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로 정의한다. 한국인에게 '여행'의 의미는 '일을 목적으로 타지역으로 가는 것'보다는 '유람(遊覽:돌아다니며 구경함)'의 의미가 강하다. 그렇다보니 다수는 "여행은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는 "여행은 내가 돈내고 가는 것이므로 불편한 것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여행카페,여행사이트에 가면 여행자들이 생각하는 여행은 다양하다. 동일한 목적지,동일한 호텔,동일한 음식에 대해 느낌이 제각각이다. 다수는 여행이 주는 선물인 낯선 환경을 마음껏 즐기나 일부 소수는 "이게 뭐야? 냄새가 구려. 더러워. 모든 게 이상해"하고 마구 불만을 쏟아낸다. 여행의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평생 살아온 편안한 환경속에서 사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 비싼 돈 내고 낯선환경에 와서 불평,불만을 쏟아낸다면 시간,돈의 낭비아닌가. 여행은 그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 좀더 살펴보자. 동양에서 여행은 주로 유람의 성격이다. 여행은 계급이 높은 자들의 몫이었다. 평생 노예처럼 살아가는 '노비'나 먹고 살기 바쁜 '농민,상인'들에게는 유람을 의미하는 여행은 불가능한 것이었으리라. 중국,한국,일본 모두 비슷한 환경이었다. 여행은 속칭 '양반의 놀이'였다. 물론 일의 목적으로 여행도 존재했다. 지방의 양반 자손들이 한양에서 열리는 과거에 응시하기위해 몇날 며칠 걸어야 했던 것이 바로 일을 목적으로한 여행이다. 한양의 관청에서 각도의 관청에게 하명을 내리기위해 관리들이 지방으로 내려 가는 것도 역시 일을 목적으로 한 여행이다. 사실, 이처럼 일을 목적으로 한 여행은 드문 경우이고 대부분 높은 계급을 가진이들이 풍류를 즐기기위해 인근 산과강, 바다를 찾아 유람하는 것이 여행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행을 소재로 하는 옛날 산수화를 보면 비경을 배경으로 멋진 행복한 삶을 그린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한국인들에게 여행은 '신비롭고,즐겁고, 행복한 것'이라는 것이 어느 덧 머릿속에 자리잡혔다.


서양인의 관점에서 여행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여행을 의미하는 영단어 '트래블(travel)'은  고대 프랑스 단어인 'travail'에서 기원한 것으로 학자들은 말한다.Webster 사전에 따르면, 여행이라는 단어의 첫 사용은 14세기였다. 이것은 또한 그 단어가 영어 ‘travailen, travelen’ (노동, 여행을 의미하는) 그리고 고대 프랑스 단어인 'travailer'에서 왔다고 말한다. 여행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 프랑스에서 여행은 일자리를 찾기위해 도시로 가는 여정을 의미하기도 했다. 일자리는 농촌이 아닌 도시에 있었으므로 농촌에 거주하는 젊은이들은 오랫동안 살아온 환경에서 벗어나 일자리를 위해 먼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의 "집떠나면 고생길"이라는 의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영어에서, 우리는 여전히 'travail'이라는, 몸부림치다라는 의미의 단어를 사용한다. 이것은 여행이 쉬운 것이 아님을 알게 한다. Simon Winchester가 쓴 The Best Travelers' Tales (2004)에 따르면, "travel" 과 "travail" 이라는 단어 모두 로마시대의 고문기구인 tripalium(라틴어로 세개의 기둥을 의미하며, 사람을 찌르기위한 도구)와 관련이 있다. 이것은 고대에 여행이라는 행위가 매우 어려웠음을 반영한다.  로마는 전쟁의 전리품으로 전쟁에서 패한 국가의 양민들을 포승줄에 묶어 질질끌면서 로마로 여러날을 이동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로마로 가는 여행'은 고통의 길이었을 것이다. 고문이나 다를 바 없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 tripalium'이라는 고통스런 고문기구를 여행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세상은 이질감속에서 살아남는, 극복하는, 나아가 발전시키는 사람을 원한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맥킨지등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인재들을 원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동질감이 아닌 이질감을 느끼는 환경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학식이 많은 사람이 인재(人才)였다면 현재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한 사람이 인재(人才)인 것이다.

           인재에 대한 기준이 바뀔 정도로 이질적인 문화체험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세상이다. "






여행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고대로 가보자. 고대 그리스,로마의 부유층,귀족들은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그들의 여름별장이 있는 품페이와 바이애(Baiae:나폴리만 북동쪽에 위치한 로마인들의 휴양지,카프리섬보다 나은 곳으로 생각했던 곳)를 찾았다. 그러나, 일반사람들에게 여행은 다른 의미였다. 위험의 연속이었다. 무역을 위해 상선을 타고 험난한 파도를 수없이 이겨내야 하는것, 전쟁을 피해 낯선 국가로의 이주를 하는 것,문화적,종교적 환경이 전혀 다른 국가로 이주를 하는 것을 의미했다. 중세시대에 여행은'고난과 도전'의 동의어나 다를 바 없었다. 중세에 불어닥친 동서양의 활발한 무역은 여행을 한층 더 풍요롭게 했지만 여행의 의미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해상에서 일어나는 폭풍,비바람을 견디고 이질적인 자연환경,문화,종교,사고를 극복하고 무역을 성사시켜야 하는 무역상인들에게 여행은 사실상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 였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여행, 하멜표류기의 네덜란드인 하멜의 여행은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른 수많은 고난을 겪었음을 우리는 미루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중세시대 아시아의 무역을 이끈 중국,인도,중동 사람들의 여행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의 풍향을 이용하는 돛에만 기댄체 망망대해를 여행했던 중세시대의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들에게 여행은 '살기위한 전투'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중세시대의 문학,미술,음악,종교도 여행과 관계가 있다. 중세시대의 음유시인을 비롯한 문학가들,화가들,작곡가,종교인들도 여행에 나섰다. 그들의 여행지는 고대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그리스,로마 그리고 동서양의 문화공존을 엿볼 수 있는 터키의 이스탄불이었다. 일부 모험심이 강한 여행가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터키를 넘어 중동으로, 또는 배를 타고 북아프리카로 여행을 시도했다. 심지어 전혀 다른 종교,문화가 기다리는 인도,중국으로의 여행을 감행했다.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가서 수개월 또는 수년을 여행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그들의 작품에 반영했다. 낯선곳에서 배운 것들,경험은 그들의 생각의 깊이와 폭을 더했을 것이다. 이들의 여행으로 유럽 문학,예술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면서 다채로워 유럽은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중심지가 되었다. 16세기 유럽에는 그랜드투어(Grand Tour)라는 새로운 투어가 귀족,부유층에서 인기였다. 귀족,부유층에서 18~22세의 자녀들에게 유럽 문화를 주도한 런던,파리,베니스,플로렌스,로마여행을 장려했고. 그중 일부는 새로운 문명,종교를 찾아 중동,인도,중국으로의 여행을 시도했다. 그랜드투어에 나선 젊은이들은 여행후 돌아가 그나라의 정치,경제,문화,예술의 주역이 되었다. 그랜드투어는 프랑스대혁명이 발발하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여행이라는 단어하나 설명하면서 왜 어원(語源)을 따지고, 역사를 이야기하려하나' 하나 생각할지 모른다. 여행은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으나 여행의 본질적인 의미는 "단지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여행은 "낯선곳에 스스로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다. 낯선 곳에서 내집같은 편안함,익숙함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일부 여행객들은 여행에서 '고급스럽고,호화스럽고,편리한' 무엇인가를 찾는다. 물론, 이것도 여행이리라, 그러나, 역사를 보건대 세계의 변화를 이끌었던 주역들은 하나같이 편안한 일상을 추구한 사람들이 아니다. 죽음을 무릎쓰고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다. 그들의 여행이 있었기에 오늘의 문명을 누리는 것이다. 우리시대에 여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여행을 통한 배움'때문이다. 흔한 일상,편한 일상에서는 배울 것이 없다. 무엇인가 어렵고,새로운 것에서 배울 수 있는 소재가 있다. 한국에 온 외국인이 먹자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야. 한국인은 미개하구나.이 무슨 이상한 냄새야. 지하철만 타면 옆의 한국인들 특유의 냄새로 숨막힐 것 같아. 냄새가 꼬리꼬리해, 한국인과 대화하면 입에서 마늘냄새나, 역시 어글리 코리안이야"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들은 한국을 오면 안되는 외국인들이다. 평생 그나라에서 살면서 편안한 일상을 즐기는 것이 그의 수준에 맞는 생활일 것이다.


여행은 동질감이 아닌 이질감을 찾는 것이다. 보물(寶物)은 우리들이 늘 다니는 길에 있지 않다. 보물은 숲속에, 깊은 산속에, 때로는 바닷속 깊은 곳 어디에 수장되어있을지 모른다. 누구든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보물이라 보기 어렵다. 여행에서 경험하는 이질감은 불편한 요소이나 평소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끼는 것이므로 여행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여행이 주는 이질감이라는 선물은 시간이 지나가면 우리에게 배움으로 추억으로 남는 보물이 된다. 우리인간에게 어머니 뱃속보다 편안한 곳은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뱃속에서 나와 모유를 먹고 이어 이유식을 먹어야 한다. 치아가 나면 더 단단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좀더 힘든 과정의 연속이지만 그 것을 극복하는 것이 인생(人生)이다. 여행도 비슷하다. 어릴적에는 집안에서, 어느 정도 자라면 집주변을 여행해야 한다. 청소년이 되면 먼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대학생이 되면 이웃국가로의 여행도 감행한다. 나이가 들수록 전혀 다른 곳으로의 여행을 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때로는 우리보다 문명이 발달한 일본,미국,유럽으로의 여행도 있지만 우리보다 열악한 환경을 가진 국가로의 여행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어느 곳을 가도 배울 것은 있다는 것이다.



유럽을 세계 문명,문화의 주역으로 만든 이들은 그 어느 지역도 마다하지 않고 모험을 즐긴 사람들이다. 이들이 일상이 주는 편안함에 길들여져 하루하루를 지냈다면 그들이,그들의 국가가, 유럽이 세계의 주역이 되었을까. 그들이 마냥 편한 것만 추구했다면 오늘의 유럽은 없었을 것이다. 단언컨대 그들의 여행은 새로운  것, 즉 이질감(異質感)을 가진 세계로의 여행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질감을 극복하고 나아가 이질감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찾았을  것이다. 동일한 환경,대상을 두고 일부는 긍정적인, 일부는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낼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이질감속에서 살아남는, 극복하는, 나아가 발전시키는 사람을 원한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맥킨지등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인재들을 원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동질감이 아닌 이질감을 느끼는 환경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학식이 많은 사람이 인재(人才)였다면 현재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한 사람이 인재(人才)인 것이다. 인재에 대한 기준이 바뀔 정도로 이질적인 문화체험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세상이다. 여행에서 만나는 이질감(異質感), 잘 생각해보면 그것은 '짜증이나 불편한 것'이 아닌 여행이 주는 선물이자 축복이다. 여행은 사실상 이질감을 찾아 즐기는 것이다. 오랜시간 기억에 남는 것은 이질적인 요소가 강한 것들이다. 






여행, 여행의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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