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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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이라는 이름의 길 위에 / 서봉석
생각해 보면,
평생이란 이름의 길 위에서
사랑으로 흐른 날의 길이는 얼마나 되고
미움에 서걱이던 날의 깊이는 얼마나 되었을까
흐르며 지나던 숲 가장자리에서
봄빛 스미는 따사로움을 몇 굽이나 굽이쳐 보았으며
물속 수초의 속삭임처럼 보글거리다 꺼져버린
작은 물고기들의 물방울 같은 밀어들은
지금 어느 해안선으로
영혼 내어미는 물결이 되어
왼 가슴 모두 출렁거리는 아픔이 되었을까.
이름 모를 샛강에서 기약 없이 나뉜 마음들은
지금 어느 벌판을 숨차하는 걸음으로 흘러가고
꽃으로 피었다 낙엽으로 지는 동안
뜻 모를 신기루에 미쳐 내리던
달빛, 별빛 같은 바램은 얼마나 긴 흐름으로
허물어져 갔을까
평생이란 바람 속이었음을
사랑하는 마음 다 쓰고 난 지금
미움마저 버리려 할 때에도 숨쉬게 되는 하늘 냄새
그것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한 생이 저무는 지금도 배냇짓하는
그리움이 쌓게될 덧없는 죄업은 또 얼마나 남았을까.
모두가 흐름이라던데
구름이었다 바람이었다 물이 된 지금
세월과 나는 누가 더 가벼운 안개였을까
뒷물에 밀리고 앞물에 채이면서 적는 이 이야기는
도대체 몇 푼 짜리나 되는 잡담이 될까.
지금 평생이란 길 위에서, 쉼 없는
강물소리를 홀로 듣느니
이 흐름은 모두 어디로 풀리어 가는 몸짓들일까.
참 멀어 보였는데,
후회 할 틈도 없이 짧은 한 평생
그래도 돌아다보면 몇 개 남아
지켜보고 있는.
햄릿이 놓친 평생이란 이름의 독백.
몇 명이나
착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