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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원리와 가치

작성자: 뽀동이, 날짜 : hit : 2633, scrab : 0 , recommended : 1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의 음운 이론

 

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우리말을 적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삼국 시대에는 뜻글자인 중국의 한자를 빌려 우리말을 한자로 적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자는 우리말과 다른 중국 말을 적기 위한 문자였으므로 우리말을 표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마침내 1443년 12월 세종이 우리 문자인 ‘훈민정음’을 창제하였다.


문자를 만들려면, 먼저 말의 소리, 즉 음운에 대한 이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은 훈민정음을 만들기 전에, 문자 체계의 바탕이 되는 음운 이론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 그 음운 이론 중 훈민정음의 제자(制字)와 관련한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 음절을 초성, 중성, 종성, 이렇게 셋으로 분석하였다. 음절은 한 번에 낼 수 있는 소리의 덩어리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학교에 간다.”라는 말을 했을 때, ‘나’, ‘는’, ‘학’, ‘꾜’, ‘에’, ‘간’, ‘다’가 각각 하나의 음절이 되는 것이다. 이때 ‘나’와 ‘는’의 음절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말의 음절은 ‘나’와 같이 둘로 분석되기도 하고, ‘는’과 같이 셋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이에 음절을 셋으로 분석하고 첫소리를 초성, 그다음 소리를 중성, 끝소리를 종성이라 하였다.

 

둘째, 초성과 중성은 구분하여 따로 글자를 만들었으나 종성을 적는 글자는 따로 만들지 않았다. 초성과 종성이 음운론적으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즉, 초성과 종성은 소리의 특성이 유사하여 따로 종성을 적는 글자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예를 활용해 보면, ‘학’은 ‘ㅎ, ㅏ, 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ㅎ’은 초성, ‘ㅏ’는 중성, ‘ㄱ’은 종성이다. ‘ㄱ’은 종성이지만 초성 글자를 그대로 썼다. 이처럼 종성 글자를 따로 만들지 않음으로써 적은 글자로 우리말을 표기할 수 있게 되었다. “훈민정음 해례본”(1446) ‘제자해’ 첫머리에서 “이제 훈민정음을 지은 것도 처음부터 온갖 지혜를 다 부려 쓰거나 힘써 찾은 것이 아니고, 다만 말소리를 따라 그 이치를 다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우리말 연구를 통해 그 말소리에 맞는 문자를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을 잘 알려 주고 있다.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와 방법

 

세종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글자 수는 모두 28자인데, 초성이 17자, 중성이 11자이다. 훈민정음의 핵심적인 제자 원리는 ‘상형(象形)’이다. 상형은 무엇인가의 모양을 본떠 만드는 원리를 말한다. 28자 가운데 기본이 되는 글자는 상형의 원리에 따라 만들고, 나머지는 그 글자에 획을 더하거나 글자들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들을 다시 가로로 나란히 쓰거나 세로로 나란히 쓰는 방법으로 글자를 더 만들었다.

 

초성 글자의 제자 원리와 방법

 

초성을 적는 글자는 모두 17자이다. 초성 글자의 제자 원리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발음 기관을 상형하여 기본 글자를 만들었다.


초성 글자는 가장 세지 않은 소리를 적는 글자를 먼저 만들었는데, 이를 초성의 기본 글자라 한다. 이러한 기본 글자는 소리를 낼 때의 발음 기관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는데, 그것이 ‘ㄱ, ㄴ, ㅁ, ㅅ, ㅇ’의 다섯 글자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에서는 “초성은 무릇 17자인데, 아음(牙音)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본떴고, 설음(舌音) ‘ㄴ’은 혀가 윗잇몸에 붙는 모양을 본떴고, 순음(脣音) ‘ㅁ’은 입의 모양을 본떴고, 치음(齒音) ‘ㅅ’은 이의 모양을 본떴고, 후음(喉音) ‘ㅇ’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풀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어금닛소리 자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본떴다.”


‘그’를 발음할 때의 혀의 모양을 생각해 보자. 이때 옆에서 본다면 혀의 뒷부분, 즉 뿌리 부분이 입천장에 살짝 닿으면서 ‘ㄱ’ 자 모양이 된다.

 

 이 말은 우리말 연구를 통해 그 말소리에 맞는 문자를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을 잘 알려 주고 있다.

 

“혓소리 자 ‘ㄴ’은 혀가 윗잇몸에 붙는 모양을 본떴다.”


‘느’를 발음해 보자. 혀의 앞쪽 끝이 윗잇몸에 붙었다가 떨어진다. 혀가 윗잇몸에 붙는 순간 ‘ㄴ’ 자 모양이 된다.

 

“입술소리 자 ‘ㅁ’은 입의 모양을 본떴다.”


‘므’를 발음해 보면 두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며 소리가 난다. ‘ㅁ’은 입술의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이다.

 

다른 글자들도 마찬가지이다. ‘ㅅ’은 이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이고, ‘ㅇ’은 목구멍의 동그란 단면을 본떠 만든 글자이다.
이처럼 기본 글자는 발음 기관을 상형하여, 문자 자체가 소리의 특성을 나타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초성 글자의 제자 원리 ① ‘상형(象形)’


발음 기관을 상형하여 기본 글자 ‘ㄱ, ㄴ, ㅁ, ㅅ, ㅇ’을 만듦

둘째,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하여 글자들을 만들었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상형의 원리로 기본 글자 다섯 자를 만들었고 이후 다른 글자들은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해 만들었다. 이렇게 획을 더하는 원리를 ‘가획(加劃)’이라 한다.


먼저 소리의 세기에 따라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해 ‘ㅋ, ㄷ, ㅌ, ㅂ, ㅍ, ㅈ, ㅊ, ㆆ, ㅎ’의 아홉 글자를 만들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제자해’에서는 “‘ㅋ’은 ‘ㄱ’에 비해서 소리가 좀 세게 나기 때문에 획을 더한다. ‘ㄴ’과 ‘ㄷ’, ‘ㄷ’과 ‘ㅌ’, ‘ㅁ’과 ‘ㅂ’, ‘ㅂ’과 ‘ㅍ’, ‘ㅅ’과 ‘ㅈ’, ‘ㅈ’과 ‘ㅊ’, ‘ㅇ’과 ‘ㆆ’, ‘ㆆ’과 ‘ㅎ’은 그 소리에 따라 획을 더한 뜻이 모두 같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같은 위치에서 나는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는 모두 같은 글자에서 변형된 것으로, 모양이 비슷하다. 이는 다른 문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독특한 특성이다.


그 밖에 ‘ㆁ’과 ‘ㄹ, ㅿ’을 만들었다. ‘ㆁ, ㄹ, ㅿ’은 비슷하게 발음되는 ‘ㄱ, ㄴ, ㅅ’과 모양을 달리하며 만들었으므로 ‘이체자’라 한다.

 

초성 글자의 제자 원리 ② ‘가획(加劃)’


- 소리의 세기에 따라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해 아홉 글자를 만듦.
- ㅋ, ㄷ, ㅌ, ㅂ, ㅍ, ㅈ, ㅊ, ㆆ, ㅎ

초성 글자의 제자 원리 ③ ‘이체(異體)’


- 기본 글자와 모양을 달리 하여 만듦.
- ㆁ, ㄹ, ㅿ

 

셋째, 초성 17자에는 속하지 않으나 다양한 소리를 적기 위해 기존의 글자를 합하여 쓰는 방법도 제시하였다.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은 우리말이나 중국 한자음, 또는 그 밖의 외국 말을 적기 위하여 필요하면 더 많은 글자를 만들어 쓸 수 있게 하였다.

 

이미 만든 글자를 가로로 나란히 쓰거나, 세로로 나란히 이어 쓰는 방법이 그것인데, 앞의 것을 병서(竝書)라고 하고, 뒤의 것을 연서(連書)라고 한다.

 

초성의 경우를 살펴보면 같은 글자를 가로로 나란히 쓰는 ‘ㄲ, ㄸ, ㅃ, ㅆ, ㅉ, ㆅ’의 각자 병서(各字竝書)와 다른 글자들을 가로로 나란히 쓰는 ‘ㅺ, ㅼ, ㅽ, ㅳ, ㅄ, ㅶ, ㅷ, ㅴ, ㅵ’ 등의 합용 병서(合用竝書), 그리고 입술소리 글자 아래 ‘ㅇ’을 세로로 이어 쓰는 ‘ㅸ, ㆄ, ㅹ, ㅱ’의 연서(連書)가 있다.

 

중성 글자의 제자 원리와 방법

 

중성을 적는 글자는 모두 11자이다. 중성 글자의 제자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을 상형하여 기본 글자를 만들었다.


중성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소리는 세 가지이다. 이 세 소리를 적기 위해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을 상형하여 'ㆍ , ㅡ, ㅣ’의 세 글자를 만들었다. 'ㆍ , ㅡ, ㅣ’는 초성 글자처럼 발음 기관을 상형하여 만든 것이 아니다. 중성은 초성과는 달리, 발음할때 입안에서 공기의 흐름이 방해받지 않기 때문에, 입안 어디에서 어떻게 소리 나는지를 확인하기 매우 어렵다. 따라서 중성 글자는 발음 기관을 상형하여 만들 수 없다. 이에 대해 ‘제자해’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풀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ㆍ’는 혀를 오그라지게 해서 소리 내고 그 소리는 깊으니 …… 모양이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다.”
“‘ㅡ’는 혀를 조금 오그라지게 해서 소리 내고 소리는 깊지도 얕지도 않으니 …… 모양이 평평함은 땅을 본뜬 것이다.”

 

둘째, 기본 글자를 합성하여 다른 글자들을 만들었다.


기본 글자를 제외한 나머지 여덟 글자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는 기본 글자를 합성하여 만들었다.

 

ㆍ + ㅡ → ㅗ
ㆍ + ㅣ → ㅓ
ㅡ + ㆍ → ㅜ
ㅣ + ㆍ → ㅏ

 

위처럼 ‘ㆍ’가 하나만 쓰인 ‘ㅗ, ㅏ, ㅜ, ㅓ’를 초출자(初出字), 각각의 초출자에 ‘ㆍ’가 하나씩 더 붙어 만들어진 ‘ㅛ, ㅑ, ㅠ, ㅕ’를 재출자(再出字)라 한다.

셋째, 중성 11자에는 속하지 않으나 다양한 소리를 기록하기 위해 합용의 방식으로 ‘ㅘ, ㆇ, ㅝ, ᆑ’나 ‘ㅚ, ㅐ, ㅟ, ㅔ’ 등의 글자를 만들기도 하였다.


“‘ㅣ’는 혀를 오그라들지 않게 해서 소리 내고 소리가 얕으니 …… 그 모양이 서 있는 꼴은 사람을 본뜬 것이다.”

 

음절 합자와 방점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은 우리말을 적을 때에는 반드시 초·중·종성 글자를 한데 모아 적고, 거기에 다시 성조(聲調)를 나타내는 방점(傍點)을 글자의 왼쪽에 찍도록 하였다.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ㆍ, ㅡ, ㅗ, ㅜ, ㅛ, ㅠ’ 따위는 초성 아래 붙여 쓰고, ‘ㅣ, ㅏ, ㅓ, ㅑ, ㅕ’ 따위는 초성의 오른쪽에 붙여 쓴다. 무릇 글자는 반드시 합해야만 음을 이룬다〔음절 합자〕. 왼쪽에 한 점을 더하면 거성(去聲)이고, 둘이면 상성(上聲)이고, 점이 없으면 평성(平聲)이다. 입성(入聲)은 점을 더하는 것은 같으나 촉급하다〔방점〕.”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훈민정음의 과학성

 

훈민정음은 우리말의 초성과 중성을 단위로 하여 만든 음소 문자이면서, 글자에 음운 자질까지 반영하고 있는 자질 문자이다. 그 시대로서는 대단히 앞섰던 음운 이론을 근거로 당시의 우리말 소리를 분석하여 만든 대단히 과학적인 문자이다.


지금까지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살펴보았다. 훈민정음은 우리의 말소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체계적으로 만든 문자이다. 우리가 한글을 쉽게 배우고, 우리말을 한글로 정확하게 적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한글의 우수성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글의 제자 원리를 잘 이해하고 우리의 문자인 한글을 소중히 가꾸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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