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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포의 의미

작성자: 뽀동이, 날짜 : hit : 871, scrab : 0 , recommended : 1

면사포

신부들은 결혼에 앞서 웨딩드레스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는 신부의 아름다운 자태라고 합니다. 

신부를 보기 위해 결혼식에 간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장 화려한 치장을 하는 것은 신부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행하는 결혼식에서 화려한 웨딩드레스는 거의 흰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웨딩드레스에서 신부의 얼굴을 가리는 얇은 망사가 면사포입니다. 

요즘은 얼굴을 가리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얀 면사포' 하면 신부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고대의 많은 민족들은 결혼식 직전까지 신부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신랑조차 예외가 아니어서, 결혼식이 치러지고 신부의 얼굴을 가린 면사포를 들어 올리면서 비로소 첫 상면을 한다고 합니다. 

고대 로마의 예를 들어봅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결혼식 때 천으로 신부의 온몸을 덮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천은 예식이 끝나고 고이 간직했다가, 여자가 죽을 때 수의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함을 지고 갈 때 어깨 끈으로 사용한 광목을 간직했다가 자식을 낳고 기저귀로 사용한다는 풍속을 연상시킵니다.

 무엇이든 흔하지 않은 때라서 그랬을까요?



종교와 여성 억압

면사포와 관련해서 이슬람 여성들의 차도르나 천주교의 미사보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차도르를 사용하게 된 것은 기후와 땅의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막의 모래바람과 뙤약볕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지방의 남자들도 베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문화적 규약이 된 것은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슬람교에서는 여자가 남편, 가족의 형제들, 아들 등을 제외하고는 외간 남자들과 접촉하는 일을 매우 금기시합니다.

이슬람교의 발전 과정에서 점차 보수적인 시각이 우세하게 됩니다. 

그래서 원래 남자와 여자의 평등을 말하던 교리에서 벗어나 여자의 본성을 남자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성욕이 가지고 있는 유혹의 근원을 여자로 본 것입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여자의 몸은 신성"하므로 보호하기 위해 얼굴 외에는 몸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등 3개국은 여자가 여덟 살이 넘으면 차도르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할 정도입니다.

천주교에서는 미사 중에 반드시 미사보(머릿수건)를 써야 한다는 의무 규정은 없지만, 원래 더 무서운 것이 관습 아닐까요? 

성경 구절(「고린도전서」 11장)에서 바울은 "여자가 기도를 하거나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할 때 머리에 무엇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당시 고린도 지방의 관습인, 여자가 남자들에게 머리 모양을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별로 설득력이 있는 설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여자와 남자에 대한 근원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수건에는 회개와 용서, 속죄의 의미가 있습니다. 

수건은 물로 손이나 얼굴, 몸을 씻은 뒤에 물기를 닦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이와 같이 상징화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전통에서 여자는 남자에 비해 결여된 인간이라는 위상을 가집니다. 맨(man)은 인간이지만 남자를 말하고, 우먼(woman)은 여자를 뜻합니다. 

그런데 우먼의 우(wo)는 '아니다'라는 부정을 뜻하는 접두어입니다. 여자는 '인간이 아니다'라는 매우 경멸스러운 표현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근대화의 목표가 서구화였기 때문에, 서양 문명에 대해 큰 동경을 가지고 한 세기를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서구 역시도 오랜 세월 민주, 인권, 특히 여권 등에 대해서는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여전히 야만스러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차도르가 여성 억압적이라면, 미사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죄인이지만, 여자라는 존재는 그 죄가 더욱 무거운 존재입니다. 따라서 회개 역시 더 크게 해야 합니다. 

미사보는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개명한 시대에 그런 종교적 편견은 새로운 해석을 통해 보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회개와 속죄의 의미로 미사 때에 흰옷을 입자는 권유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는 수건이 아니라 모자를 쓰기도 하고, 아예 이러한 관습을 없애고 있기도 합니다. 바람직한 일입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

면사포의 상징은 흰색 웨딩드레스와 관련시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웨딩드레스의 흰색이 보편적이게 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흰색 웨딩드레스는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료가 부족하여 명확히 알 수는 없고,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15세기 영국의 공주와 덴마크의 왕자가 결혼할 때 입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록에 조금 나온 것이고, 그것이 무슨 예법에 따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16세기에 영국의 여왕이 프랑스로 시집갈 때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자 센세이션을 일으킵니다. 

당시 결혼식 예복은 붉은색이었으며, 프랑스의 예법에서 흰색은 장례식 옷 색깔이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이 프랑스를 무시해서인지 아니면 영국 여왕이 무식해서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왕실의 예법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은 좀 가소로워 보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부터 흰색 웨딩드레스는 유행이 됩니다. 흰색은 신부의 처녀성을 강조하는 데 잘 들어맞는 색이었습니다. 

'나는 순결한 처녀입니다'라는 표시가 웨딩드레스의 색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서구 사회는 매우 미신적이었습니다. 만일 순결하지 못한 신부가 흰옷을 입으면 그 색이 변한다고 믿기도 했고, 첫날밤을 보낸 후에 흰옷에 묻은 피로 신부가 순결한 여자임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처녀가 아니라고 해서 흰옷이 변할 리는 만무하지만, 만약 신부가 처녀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 신랑은 신부를 집에 데려다주고 지참금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파혼을 당한 신부가 모욕을 견디지 못한 친정아버지의 손에 의해 돌에 맞아 죽임을 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18세기 이후 흰색 웨딩드레스는 결정적인 결혼 의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초혼일 경우에만 순백이었고, 재혼부터는 분홍색, 노란색, 초록색이나 파란색을 입었습니다.


너울

차도르나 미사보는 우리 전통 문화에서 쓰개치마를 연상시킵니다. 

쓰개치마는 보통 치마와 비슷한데 폭과 길이가 짧고 흰 모시로 만든 것입니다. 

쓰개치마와 비슷한 것으로 장옷과 너울이 있었습니다. 

장옷은 남자 두루마기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탕은 주로 초록색 명주, 소매 아래에는 흰색 옷감, 겨드랑이와 옷고름 및 깃은 보라색 옷감을 댑니다. 

여기서 너울이 바로 결혼식에서 면사포처럼 쓴 것입니다. 

꼭 혼례식에만 사용된 것은 아니고 상례에 쓰이기도 했습니다.

너울의 모습은 삿갓 테두리에 얇은 옷감을 대어 허리까지 드리운 것입니다. 

썼을 때 얼굴이 있는 부분은 망사 같은 것을 대어 앞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면사포와 매우 비슷합니다. 원래 너울은 북방 민족의 풍속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북방 민족의 여자들이 말을 타고 외출할 때 멋을 내기 위한 장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선왕조는 남녀유별(男女有別)이라는 사회규범에 따라 여자들의 행동을 규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북방 민족이라고 이런 규제의 목적이 없었을까요? 

보통 검은 천으로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가렸다고 합니다. 

면사포와 너울은 모두 여자에 대한 규제입니다. 

더 심하게는 남성 중심적인 권력에 의한 억압 장치인데, 너울은 면사포와는 달리 종교적이기보다는 문화인류학적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곧 처녀와 성숙한 여인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탄생을 위해, 외부와 차단된 너울 속은 새로운 자아가 잉태하는 공간 역할을 했습니다. 

너울을 성숙한 여자가 되는 전 단계로, 일종의 처녀시절의 상징적 죽음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죽음에서의 부활이 새 생명을 얻어야 가능한 것처럼, 너울 속에서 나와 신부로, 부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화인류학적 해석이 변명처럼 들린다면 하는 수 없지요. 

무언가로 여자의 얼굴을 가려야 했던, 그동안의 인류 문명이 불만스럽기 때문입니다. 

지금 너울은 사라졌지만, 면사포는 종교적인 의미를 털어버리고 그 외양이 주는 이미지만 살아 있습니다. 

순결한 처녀성을 가진, 무언가 비밀스럽고 신비스러운 존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면서 결혼식에서 가장 특권을 가진 신부를 치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고정된 여자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세상의 권력에 따른 것이라 해도, 따로 할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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