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하는 것이 더 아름답다 / 졸부
눈에 착착 감기는 그 미사여구도 좋다만
밤새 노동에 시달리다 새벽이슬 맞고 퇴근한
박노해 같은 가난한 노동자의 거친 시가 내 영혼을 흔드는건
아마도 가슴으로 쓴 시이기 때문이리라
조인성 같은 조각같이 다듬어진 아름다운 얼굴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좋지만
째진 눈과 둥굴넙적한 코와 두툼한 입술로
살며시 웃어주는 유해진같은 사람의 얼굴이 더 좋은건
아마도 그사람이 사람을 가슴으로 대하기 때문이리라
조수미 같은 하늘이 내린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귓가에 감겨오는 그 달콤함도 아름답지만
장사익 같은 막걸리 마시고 난 후의 걸걸한 목소리로
내지르는 민중의 한이 담긴 노래 소리가 더 마음에 와 닿는건
아마도 가슴으로 부른 노래이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