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의류 디자이너로 서울 송파구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온 양현정(38·사진)씨가
멕시코 검찰에 연행된 건 지난 1월 15일 귀국을 일주일가량 앞둔 때였다.
양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말 여동생과 함께 멕시코에 도착했다.
여행도 하고 여동생의 약혼자로 멕시코시티에서 사업하는 이모(48)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사건 당시 양씨는 이씨의 부탁으로 W노래방(이씨 소유)의 카운터 일을 돕고 있었다.
그런데 자정 무렵 검은 복면을 쓰고 기관총과 권총 등으로 중무장한 건장한 남성 수십 명이
노래방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검찰 수사관들로 양씨와 한국인 여종업원 5명, 웨이터 등
멕시코인 3명, 한국인 손님 2명 등 11명을 검찰청으로 연행했다.
검찰은 W노래방의 여종업원들이 인신매매로 끌려와 감시 속에서 매춘행위를 강요받고
임금도 갈취당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특히 양씨는 한인 마피아의 조직원이자 종업원들을 감금,
착취한 핵심 피의자로 지목됐다.
문제가 커지자 이 영사는 지난 4월 멕시코 검찰에 항의공문을 보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이 공문에는 “5인의 한국 여성이(진술서에) 서명한 것은
멕시코 검사가 한국 경찰영사를 속였기 때문으로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앞서 이 영사는 지난 2월 중순 현지 한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양씨는 잘못이 없고 대사관은 우리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영사는 중앙일보의 인터뷰 요청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내가 무슨 자격으로 서명을 강요할 수 있느냐. 멕시코 검찰의 의견을 중간에서 종업원들에게 전달한 것밖에 없다. 종업원들이 서로 논의해 결정한 일”이라며 “현재로서는 양씨가 하루라도 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명했다.
■멕시코 법원에 낸 이의제기에 희망
「현재 양씨는 미결수 신분으로 본 재판을 앞두고 멕시코 법원에 구속 수감이 부당하고 수사과정과 절차가 불법적이었다고 주장하는 ‘임팔라’(이의제기 절차)를 제기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일단 법원의 심리 과정에선 멕시코 검찰이 제출한 증거 대부분이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가 입수한 법원 기록에 따르면 사건을 검찰에 제보했다는 여성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멕시코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로 판명됐다. 또 검찰이 제출한 노래방과 주변의 폐쇄회로TV(CCTV) 영상에는 종업원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자유롭게 생활하는 장면이 대부분이었다.」
양씨는 최근 감옥 내 전화를 이용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추석이 가까워지는데 어머니가 보고 싶다”며 “진실이 밝혀져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멕시코 내 감옥에서는 상황에 따라 재소자들도 전화 사용이 가능하다. 한편 양씨의 사건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9월 말로 예정된 미주 국감에서 현지 공관을 상대로 양씨 사건을 조사하기로 했다. 외교부와 경찰에서도 사건의 진상 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 : 중앙일보 기사중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