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서 모자람 없는 삶..
집은 '주인의 성품' 닮는다
입력 2016.09.30 21:21
르코르뷔지에의 ‘Cabanon’은 최소 크기의 공간에 대한 그의 생각을 보여 주는 조립식 오두막으로 가로 3.66m×세로 3.66m×높이 2.66m로 면적은 13.4㎡(4평)밖에 안된다. |
# 오두막,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는 집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는 필생의 집이 있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는 필생의 집이 있다.
그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를 뛰어넘는다.
현대건축의 기틀을 만들었던 프랑스의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만년에 바닷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쉬면서 그림도 그렸다.
그리고 바다에서 수영을 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사실 르코르뷔지에의 건물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혹은 그의 말년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었다.
사실 르코르뷔지에의 건물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혹은 그의 말년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사실은 며칠 전 TV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다 얻어걸린 문화교양 케이블 채널에서 그에 대한 다큐를 잠깐 봐서 알게 된 것이다.
어떤 이유로 그곳으로 갔는지, 그곳이 어딘지도 모른 채 끄트머리만 조금 보게 됐다.
바다에 인접한 경치가 무척 아름다운 언덕에 오두막을 짓고 그림을 그리고, 야외에서 이웃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70대 후반의 르코르뷔지에의 사진이 흘러갔다. 어
바다에 인접한 경치가 무척 아름다운 언덕에 오두막을 짓고 그림을 그리고, 야외에서 이웃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70대 후반의 르코르뷔지에의 사진이 흘러갔다. 어
떤 꼬마와 그 가족과 둘러앉아 햇살이 가득한 정원의 테이블에서 환담하는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그의 모습과는 무척 달라 어색하기까지 했다.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처럼 바다로 수영을 가고,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 그의 나이 일흔일곱이었다”는 내레이션이 담담하게 흘러나왔다.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처럼 바다로 수영을 가고,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 그의 나이 일흔일곱이었다”는 내레이션이 담담하게 흘러나왔다.
작은 집을 짓고 바다를 보며 종이에 휘갈긴 스케치를 벽에 덕지덕지 붙여놓고 수영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르코르뷔지에. 무언가 탈속한 신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평생 그렇게 많은 건물을 설계하였고,그가 설계한 건물 하나하나가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100년이 넘게 추앙받고 있는 위대한 건축가가 마지막으로 지은 집이 자신을 위한 허름한 오두막이라니..
그리고 평생 그렇게 많은 건물을 설계하였고,그가 설계한 건물 하나하나가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100년이 넘게 추앙받고 있는 위대한 건축가가 마지막으로 지은 집이 자신을 위한 허름한 오두막이라니..
그건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몸짓이었을까.
나는 리모컨을 들고 끊임없이 농담을 던지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푸른 잔디 위에서 선수들이
나는 리모컨을 들고 끊임없이 농담을 던지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푸른 잔디 위에서 선수들이
** 듯이 공을 차는 프리미어 축구 중계 사이에서 갈등하며 잠시 생각해 보았다.
돌이켜보면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간의 역사 혹은 건축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돌이켜보면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간의 역사 혹은 건축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모든 일상과 사건이 인간이 만든 공간 안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숲에서 사냥하고, 들에서 일하고, 광장에서 정치를 하고…. 약간 과장해서 생각하면 인간에게 있어 제대로 된 유일한 건축은 집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건축이란 결국 인간이 담기는 것이고 인간이 만드는 것이다. 물론 크게 보면 자연에 기대는 행위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인간이 자연과 떨어져 자연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곳이다.
르코르뷔지에의 작은 조립식 오두막. |
르코르뷔지에의 작은 집은 8~9월 여름 두 달을 무더위 속에서 보내는 1951∼52년 사이에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나무가 우거진 절벽에 지어졌다.
최소 크기의 공간에 대한 그의 생각을 보여주는 조립식 오두막으로 가로 3.66m×세로 3.66m×높이 2.66m 규모이니 13.4㎡(4평) 남짓 된다.
공교롭게도 이 크기는 헨리 데이비스 소로가 지었던 월든 호숫가의 집 크기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이 거주하는 데 필요한 최소면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집은 르코르뷔지에가 자기 자신을 위해 지은 유일한 집으로, 마침 친구가 근처에서 레스토랑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부엌을 아예 설계하지 않았고, 먹고 자고 기도하기 위해 지어진 수도사의 거주공간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집은 르코르뷔지에가 자기 자신을 위해 지은 유일한 집으로, 마침 친구가 근처에서 레스토랑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부엌을 아예 설계하지 않았고, 먹고 자고 기도하기 위해 지어진 수도사의 거주공간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의 다른 몇몇 작품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집의 이름인 ‘Cabanon’은 오두막이라는 의미로, 르코르뷔지에는 건축의 기원, 즉 아주 기본적인 것만을 갖춘 원초적인 오두막이자 그가 건축에 대하여 꿈꾸고 그리고 생각했던 장소로서의 작은 집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