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실내나 금연구역에서 이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비슷한 연초 고형물을 전자기기로 가열해 찐 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60만갑이던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 단계로, 제조업체가 도·소매 업자에게 넘긴 것)이 지난 10월에는 2070만갑으로 급증했다.
담배시장서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도 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국내 전체 담배 시장 중 당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전국 점유율을 2.5%(올 3분기 실적 기준), 서울 지역 점유율은 5%(지난 8월 말 기준)로 보고 있다. 여기에 KT&G의 '릴',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코리아의 '글로'까지 합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더 높아진다.
기본적으로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대부분의 실내서는 흡연할 수 없다. 국민건강증진법상 액상, 궐련형 등 타 형태의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공공장소, 금연구역 등에서 흡연시 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냄새와 연기가 적고, 유해물질도 거의 없다는 인식 때문에 실내서 흡연하는 이들이 많은 실정이다. 제조사도 이 같이 홍보한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는 담배를 불에 태우지 않기 때문에 증기에 포함된 유해 물질은 일반 담배 대비 약 90% 적다"며 "특히 타르가 발생하지 않아 일반적인 흡연에 비해 약 95% 덜 유해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식이 퍼지며 간접 흡연이 큰 민폐가 아니라는 생각에 실내흡연도 늘었다. 직장인 윤모씨는 "아이코스는 냄새가 적은 데다 다른 담배에 비해 유해성도 거의 없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추운데 굳이 나가서 피지 않고 그냥 아파트 방 안에서 담배를 핀다"고 말했다. 아이코스는 담배를 태우는 게 아닌 찌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기가 아닌 수증기가 나온다. 일반 담배와 달리 냄새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유해성이 적다는 데 의문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적다는 건 제조사 측 입장일 뿐 확인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직장인 이모씨는 "얼마 전 지하철에서 환승하는데, 어디선가 연기가 피어오르고 고구마 찐 것 같은 냄새도 나더라"면서 "둘러보니 어떤 사람이 아이코스를 피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코스의 간접흡연 피해가 적다는 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도 아닌데 불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위스 베른대 건강관리협회는 아이코스와 일반 담배에 든 유해물질 종류가 비슷하고 발암물질인 아세나프텐은 일반 담배의 3배 가량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일본호흡기학회도 "아이코스 등 신형 궐련형 전자담배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연기가 적다고 금연 구역에서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좋지 않고, 간접흡연의 위험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부터 아이코스 유해물질 관련 검사를 시행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증기를 분석해야하는 방식이라 새로운 시험법 마련에 힘써왔다"면서 "이제 시험법이 거의 준비돼 올 연말까지는 니코틴, 타르 중심으로 아이코스 유해성분 분석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