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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당 20만원 손해"…값싼 패키지여행에 가이드는 웁니다

작성자: 뽀동이, 날짜 : hit : 1793, scrab : 0 , recommended : 0 , attach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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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여행객 신혼부부 세 쌍. 마이너스 60만원(한 쌍에 마이너스 20만원)이다. 마진을 메꾸려면 부지런히 옵션 관광을 하고 쇼핑 센터를 들러야 한다. 오전 7시 관광객을 픽업해 밤 11시 다시 호텔로 데려다 주며 하루 15시간씩 일했지만 손님들이 옵션 관광을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은 간신히 손해만 안 봤다. 벌어들인 건 없다. 3박 5일 공쳤다."-태국 푸껫에서 일하는 한국인 가이드 A씨의 말.

여행 업계의 저렴한 패키지 여행 경쟁이 가이드 착취로 이어지고 있다. 왕복 항공권 가격보다도 싼 저가 패키지 상품의 마이너스 비용은 고스란히 가이드가 '메꿔야' 할 몫이다. 이는 바가지 쇼핑과 선택 관광 강요로 이어지고, 결국 패키지 여행객의 피해로 돌아온다.

먹이사슬 약자는 가이드…손님 받으면 마이너스부터

1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패키지여행은 1차 대형 여행사-2차 여행사-현지 여행사(랜드사)-현지 가이드 구조로 돼 있다. 1차 대형 여행사는 미리 항공권을 확보한 뒤 그 수에 맞춰 싼 값에 손님을 모은다. 손님을 모은 뒤 지역별로 2차 여행사에 손님을 배분한다. 2차 여행사는 손님을 현지 랜드사에 도매급으로 넘긴다.

1차 여행사와 2차 여행사가 모객을 위해 무리해서 싼 여행값을 부른 탓에 항공권과 호텔 비용 등에서 비는 돈은 영세한 현지 여행사가 떠안게 된다. 현지 여행사는 프리랜서 형식으로 가이드를 고용하고, 결국 먹이 사슬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가이드가 마이너스 마진을 오롯이 메꿔야 하는 노릇이다. 

가이드는 기본 월급이 전혀 없는 100% 수당제로 임금을 받는다. 관광객을 받을 때 '마이너스'에서 여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여행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관광객 한 명에서 두 명 당 쇼핑이나 선택관광으로 기본 20만원 이상은 추가로 써줘야 겨우 마이너스를 보충할 수 있다. 마진을 메꾸고 수익이 나면 그걸 랜드사와 나눠 갖는다. 여행 책자에 '가이드 팁'이라 기재돼 손님에게 걷는 돈도 가이드가 아닌 여행사가 가져간다. 

푸껫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국가를 옮겨다니며 10년간 가이드 생활을 한 A씨는 "한 번 패키지여행객을 받으면 하루 15~16시간씩 일한다"며 "목이 터져라 유적지를 설명하고 여행 일정 내내 손님들 곁을 지켜도 선택 관광을 팔지 못하면 수익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여행사와 가이드는 철저한 갑과 을 사이"라며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고객들에게 쇼핑과 옵션을 강요해야만 하는 상황에 자괴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A씨는 "고객에게 선택관광을 시키지 못하면 랜드사에 피해를 입힌 가이드일 뿐이라서 여행사에서 다음에 손님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한다"고 설명했다. 
정규직 가이드는 0명…대들면 일감 뺏어

신분도 불안하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인터파크 투어 등 여행사 가운데 현지 가이드를 정규직으로 고용한 여행사는 단 한 군데도 없다. 베트남 다낭에서 8년째 가이드 생활을 하고 있는 B씨는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에선 내국인만 가이드를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현지 한국인 가이드는 불법 외국인 노동자에 불과하다"며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으니 학생비자나 관광비자로 입국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랜드사에서 현지 경찰들에게 뇌물을 주며 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현지 경찰들이 실적을 채워야할 때가 되면 언제 적발돼 추방당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값싼 패키지 여행을 위한 가이드 착취는 관광객들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필리핀 세부에서 14년째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C씨는 "랜드사의 횡포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다이빙 선택관광을 120불(한화 13만4856원)에 진행하는데 사실 40불(4만4956원)짜리다. 남는 돈은 우리 사업체도 가이드도 아닌 랜드사가 모두 가져간다"고 말했다. C씨는 여행업체의 지나친 커미션(수수료)떼가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이름모를 영양제를 10배 금액을 주고 사고, 또 질 낮은 식당 식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이드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건 아니다. 2011년 태국에선 현지 한국인 가이드들이 한국 대형여행사들이 지나친 저가 상품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며 파업을 시도했지만, 대형 여행사들이 파업을 반대한 현지 협력업체들에게만 일감을 몰아줘 파업이 흐지부지 돼버렸다. 오랜기간 동안 가이드 일을 하며 현지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린 경우도 많아 마냥 파업에 참여하기도 힘들다.

C씨는 "10년간 현지에서 가이드를 했던 친구가 단 1불만 가이드 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여행사에 요구했다가 '대들었다'는 이유로 바로 일이 뚝 끊겨 버렸다"며 "한국에 돌아갔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소식도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업계 특성상 전 세계에 모두 지사를 꾸릴 수는 없지 않느냐"며 "가이드도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협력사가 고용하고 관리해 우리는 모르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나친 저가 상품같은 경우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며 "아주 가끔 초특가 상품을 진행할 때만 그렇지, 요즘은 마이너스로 현지 협력사에 넘기는 경우도 없다"고 해명했다. 

김종원 노무사(노무법인 대명)는 "대형 여행사와 가이드처럼 직접 고용이 아닌 도급을 주는 관계의 경우, 파트너십의 관계를 유지한다면 문제가 없다"면서도 "대형 여행사가 만약 현지 가이드들의 출·퇴근, 휴가 등 근태관리를 하며 사용자처럼 관리한다면 직접 고용의 의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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