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親탁신단체 8일 대규모 시위(종합)

기사입력 2009-04-06 20:28

 
民-民충돌 조짐..총리 비상대책회의 개최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를 지지하는 단체가 8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반(反)탁신 단체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나서 양측의 충돌이 우려된다.

탁신 지지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이끄는 시위대는 6일 현재 12일째 정부청사를 봉쇄하고 현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인 데 이어 8일에는 대규모 거리 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UDD 지도자이며 탁신계 정당인 푸에아타이 소속 프라차 프라솝디 의원은 탁신 지지자 50만명 이상이 거리 시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1973년 10월14일 벌어진 독재자 축출을 위한 민중봉기 때보다 더 강력한 민중의 힘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反)탁신 단체인 '국민 민주주의 연대'(PAD)도 UDD에 맞서 '맞불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혀 양 단체가 이끄는 시위대의 충돌이 우려된다.

수리야사이 카타실리 PAD 대변인은 "PAD 지도부가 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UDD가 이끄는 '레드 셔츠'가 사회 혼란을 초래하도록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친탁신 단체인 UDD는 국왕과 왕실에 대한 충성의 뜻으로 노란 옷을 입는 PAD와 구별해 빨간 옷을 입고 거리 시위에 나서 UDD는 '레드 셔츠'로, PAD는 '옐로우 셔츠'로 불리고 있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레드 셔츠'의 대규모 시위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수텝 타욱수반 안보담당 수석부총리, 차오와랏 찬위라쿨 내무장관, 아누퐁 파오친다 육참총장, 팟차라왓 옹수완 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각료들은 '레드 셔츠'의 정부청사 봉쇄로 이날까지 12일째 청사 출입을 못하고 있다.

아피싯 총리는 전날 주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정치적 의견을 표출할 수 있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UDD에 대해 정부청사 봉쇄를 풀라는 법원의 명령을 따를 것을 종용했다.

그는 '레드 셔츠'가 요구하는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은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보장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조기총선을 서두를 경우 더 큰 사회 불안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부는 6일 태국 주재 각국 외교관들을 초청, 탁신은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 중인 신분임을 명확히 하고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탁신은 지난달 26일 '레드 셔츠'의 정부청사 봉쇄 이후 거의 매일 농성장에 화상전화를 연결해 현 정부와 군부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는 작년 8월11일 열릴 예정이었던 대법원의 부패 공판에 참석하지 않고 전날 해외로 도피했으며 본국송환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행방을 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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