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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시아 PANN

한아시아 61호

20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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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과 한반도 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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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과 한반도 평화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키리졸브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 방어를 위해 미군 증원군의 신속한 전개 능력을 강화하고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작전 능력을 고양하기 위한 연례 합동 군사훈련이다. 키리졸브로 명명된 합동군사훈련은 과거 팀스피리트 등을 대체한 훈련으로서 철저히 방어적 성격을 띄고 있다. 금년도 훈련은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었으나 항공모함이 참가하지 않고 참가 병력도 증원 미군의 경우 8천명 정도여서 작년에 비해 규모가 축소되었다. 작년에 북한이 키리졸브 훈련을 전쟁연습으로 맹비난하면서 개성공단 출입을 대폭 억제하는 등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켰던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은 한미합동훈련에 대해 핵전쟁연습, 또는 북침 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면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성명, 북한군 최고사령부, 외무성 대변인 등을 통해 연일 규탄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키리졸브훈련을 핵전쟁과 북침전쟁연습으로 규정함으로써 자신들의 핵무장력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의 중단이 불가피하며 따라서 자위적 핵억제력은 더욱 강화 될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동시에 핵전쟁의 위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대화를 통해 평화와 협력을 논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당연히 남북, 북미간 군사 대화는 단절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주장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전개되고 있는 남북대화나 6자회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그 의도와 향후 전망에 따른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첫째, 북한의 억지 주장의 배경에는 상투적인 측면이 있다. 연례적으로 이루어지는 한미합동군사훈련 때마다 북한군은 한미 양국을 침략자로 매도하면서 경각심을 최고조로 유지하는 등 기강을 강화하곤 했다. 금년도에도 최고사령부 명의로 "선제타격을 노리는 침략자들의 그 어떤 도발책등도 일격에 격파 분쇄할 수 있도록 조국의 전초선을 믿음직하게 지킬 것"을 지시한 내용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당연히 무모한 침략책등으로부터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기 위해 인민군과 경비대,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 등 모든 무력 성원들이 고도로 긴장상태를 견지하도록 다그치고 있다.

 

둘째, 북한의 주장대로 핵억지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면 이는 6자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실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과 미국의 대화의지를 감안할 때 조만간 북미대화의 속개와 6자회담의 재개가 예상되는데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을 지속할 명분용인 셈이다. 동시에 북한은 6자회담에서 비핵화논의에 앞서 先평화협정논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한미합동군사훈련은 그같은 주장을 정당화할만한 한반도 긴장 상황의 반증이란 것이다. 북한에 대한 침략연습 등 군사적 위협은 한반도에서의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고는 해소될 수 없고, 군사적 대결이 종식되지 않으면 비핵화도 실현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셋째, 북한은 화폐개혁 이후 내부 정세가 상당히 혼란스럽다. 물가는 주요 장마당에서 화폐개혁 이전 수준으로 폭등하였으며 환율 역시 급등하는 추세여서 화폐개혁 자체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임금과 국정가격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상태에서 배급제는 유명무실하고 시장에는 주요 물품이 품귀 현상을 보임으로써 주민들은 물론 엘리트층도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의 혼란상을 외부의 적으로 돌리면서 체제안정을 기하려는 측면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체제 결속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여러 보도를 통해 북한은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 준비 작업을 급속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수료한 김정은을 청년대장으로 칭하면서 군사력에 의한 지도력을 부각시키는 것 역시 키리졸브 훈련에 대한 반발과 연계되어 있다.

 

끝으로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억지주장과 정당화 논리는 남한 내 친북좌파단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키리졸브 훈련이 개치되면서 10개 국내 친북좌파단체들은 훈련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북침 전쟁연습이라는 북측의 주장을 그대로 선전하고 있다.

 

6.15 10주년을 맞이하는 금년에 북한은 남한과 해외동포들로 구성된 친북단체들을 자기들 주장의 합리화에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에 대해 평화협정체결 주장과 주한미군철수 주장을 함께 전개함으로써 남남갈등을 재연코자 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북한은 키리졸브 훈련 기간동안 민간단체의 방북마저 중단 시킴으로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키리졸브 훈련은 명백한 방어훈련이자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단독행사에 따른 대비차원에서도 더욱 절실한 군사훈련이다. 최근 북한의 급변사태발생가능성에 대비하여 대량살상무기의 안전한 관리와 휴전선상의 전진배치된 북한군의 장사정포등에 대비한 무기 및 전략체제를 강화하는데도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다. 북한의 협박에 대해 한미양국은 차분한 대응기조를 유지하면서 긴밀한 협조체제를 통해 한반도의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역량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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