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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와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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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의 일입니다.

조정에서 제주 목사로 관리를 파송하기만 하면, 부정부채를 일삼아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당시 제주목은 오늘날의 제주도로, 농사도 특별한 것이 없고 기름진 땅이 많지 않아 목민들의 삶이 척박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주목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중앙부처의 감찰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주 목사로 임명을 받으면 세금을 늑징하거나 뇌물을 받는 등의 부정을 저지르기 일쑤였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이도 챙기고, 상납을 통해 보다 좋은 곳으로의 전출을 도모하고자 하였던 의도였을 것입니다. 이 때에 비교적 청렴하다고 알려진 한 관리가 제주 목사로 파송되었습니다. 그는 전임자들과 달리 부임하자마자 가난한 백성들을 찾아다니며 민원을 해결해 주었고, 억울하고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였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이 보내 온 부임 선물조차도 거절하였으며, 재임 기간 중 그 어떤 청탁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공정하게 그 지방을 다스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빈부와 귀천에 상관없이 모든 제주 목민들의 존경과 신망을 한 몸에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임기가 거의 끝날 때가 되었을 즈음, 갑자기 제주목사는 두문불출하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은 걱정하기 시작했고, 제주목사가 중병에 걸려 누웠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온 몸에 악창이 났는데 거기에 특효약은 오직 우황을 온 몸에 바르는 것이라는 담당 의원의 소견도 함께 전파되었습니다. 그의 선정에 덕을 입은 많은 백성들은 그가 병상에 누운 것을 안타까워하며, 앞 다투어 우황을 모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제주는 예부터 우황으로 유명한 고장이었습니다.

우황은 소의 담낭이나 담관에 생긴 결석으로 비싼 값에 거래되는 귀한 약제였습니다.

많은 목민들이 우황이 있어 보이는 소들을 잡기 시작했고, 도축장에 내다 팔기 전 잡은 소의 몸에서 우황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우황이 모아졌고, 목사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문병을 온 목민들은 드디어 제주 목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목민들 앞에 나온 목사는 온 몸에 누런 우황을 바르고 있었습니다. 제주 목사는 힘겨운 목소리로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나를 위해 이렇게 귀한 우황을 보내 주어서 치료받게 해주니 정말 감사합니다.” 얼마 후 제주 목사는 완전히 쾌차하였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목민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는 임기를 마치고 제주를 떠났습니다. 거부가 되어서 말입니다.

사실 그는 중병에 들린 것도 아니었고, 온 몸에 발랐다고 하는 우황도 치자에 물들인 밀가루였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코 이 사람을 칭찬하지 않습니다.

그가 베푼 선정도 결국은 가난한 목민들을 속여 거액의 부를 챙기기 위한 진실함이 결여된 탐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웃으면서 넘길 수 없는 삶의 지혜를 이 이야기 속에서 배우게 됩니다.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진통제처럼 이용하려고 합니다. 평소에는 나타나지도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얼굴을 디밀고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돈을 빌려 달라거나 보증을 좀 서 달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좀처럼 그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통증이 시작되면 겨우 복용해서 낫고, 낫고 나면 그 약을 어디다 두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진통제 같은 사람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간관계의 기술에는 진통제 같은 기술이 있는가 하면, 보약 같은 기술도 있습니다.

아쉬울 때면 찾아와 아양을 떨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나면 연락도 끊어 버리는 것이 진통제 같은 기술입니다. 반면 지금은 공돈을 들이는 것 같아도, 나중에 효과를 보게 되는 보약 같은 기술도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당장의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나중에는 깨닫게 됩니다. 그때 남긴 좋은 인상으로 인해, 두고 두고 더 큰 유익을 얻게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작성자: 한아시아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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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 사람
부모를 공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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