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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홍수-긴장 속의 태연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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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가 하염없이 이어지는 태국입니다.

 

 태국 사람들이 여유있다는 말은 도무지 빈말인 것 같습니다.

 

홍수가 방콕을 덮칠지도 모른다고 하자 인근 고층 주차장은 벌써 며칠전부터 차로 들어찼습니다.

 

우리 태국인 직원은 벌써 1주일 째 백화점 빌딩에 운 좋게 차를 세워 놨다며 뽐내고 있고, 앞 쪽 사무실은 며칠째 모래주머니와 비닐로 입구를 봉쇄하고 뒷문으로 다닙니다.

 

할인매장에 양초와 생수는 거의 바닥났습니다. 사람이 넘치던 젠(ZEN) 일식당과 스타벅스 커피숍에도 사람이 드문드문합니다.  교통체증이 없습니다.

 

 

방콕에서 1시간 거리인 고도 아유타야의 대로엔 차대신 배가 다니는

모습이 태국 TV에서 보도되고 연일 비가 내리고 있으니,  사실 긴장이 무척됩니다.

 

게다가 이번 주말 바닷물이 빠지지 않는 만조고,

북쪽 물이 도착한다고 하니  대부분 큰일 나겠다 싶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걱정말라라든지 또는 `대비해야한다 는 명확한

예상을  안해주니 불안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아열대 기후답게 잠시 쨍쨍한 햇볕이 비칠 때면 `설마, 뭔일이 있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개구리를 찬물에 넣고 아주 서서히 끓이면 꼼짝없이 앉아 있는다는 말과 같은 원리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이를 테면 안개처럼 찾아오는 고혈압이나 당뇨, 또는 서서히 변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는 체험하지 못하는 인간심리의 반영인 것입니다. 안전 불감증이라고 할까요.

 

 

 태국 북부홍수에 대한 신문보도, 전문가 의견, TV화면, 홍수의 진로 등을 거주지역(랏프라오)과 맞춰 살펴 봤더니 토요일-일요일쯤 집의 수킬로미터 윗부분으로 물이 지나갈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이번 주말 비가 하루에 100밀리 이상만 안 오면

방콕 도심은 안전할 것이라는 보도도 찾아냈습니다.

 

그런데 물론 이 모든 것은 예상에 불과한 것이고, 실제로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제가 있는 집은 4층인데, 물이 도로를 넘어 1층으로 들어오려면 최소한 50센티미터 이상 높아져야 합니다. 도로로부터는 1미터 이상 물이 들어차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외부 출입이 당연히 어렵고,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려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이 차도 집을 비우지 못하는 데 이것은 도난을 염려해서라고 합니다.

 

 자동차는 인근 구청이나 지하철 공사 건물

옥상에 세우면 되는데,  현재로선 거의 주차 공간이 없습니다.

 

평소 공짜이던 주차장은 하루에 100바트씩을 받고

모래주머니는 30바트에서 2배인 60바트로 팔리고 있는데 이마저도 없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인 것은 이번 주말이 고비인줄 알았는데

다음주초, 그리고 이번달 말에 또 위기가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다음주초엔 물이 태국 국제공항에 도달하는 시점이고, 이달말은 그뭄으로 바닷물이 만조일 때 입니다.

 

이런 식의 예상에 귀기울이다 보면

당분간은 편한 날이 없는 셈입니다.

 

토요일 밤 한국간 아내가 돌아오는데 언제 가야 하나 물어옵니다.

[하늘에선 비가 내리지 않으니 비행기는 뜨잖아. 최대한 짐을 간소하게 하고 예정대로 와, 뉴스를 잘 보고..]

 

침수로 어려운 지경에 있는 사람이 이미

수백만명으로 피눈물이 아는 상황이지만, 당장 내가 있는 곳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것이란 아전 인수식 `돌파리 확신을 부채질하며 저는 차도 대피시키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 급하면 집 인근에 있는 고속도로 위로 몰아갈 궁리는 해놨습니다.

 

직원들이 샌드백 몇 사서 사무실 입구에 쌓아

대비하자고 하는 것은 말리지 않았습니다.

 

시시각각 태국언론 속보를 인터넷으로 체크하고

관련 동정이 있으면 서로 알리자고 태국인들에게  신신당부했습니다.

 

몇몇 직원이 파타야 거쳐 방콕으로 오는 80여명의키티랏

단체 방문객들을 3일째 케어하고 있는 데 별일 없다고 합니다.

 

며칠 째 아직 아무 별일이 없으면서도 팽팽한 긴장을 해야하는 형국.

그것이 인구 900만의 `방콕 침수설’ D-1   앞둔 저의 상황입니다.

 

머리를 굴려가며 TV를 보다

눈물이 핑도는 장면도 발견했습니다.

 

키티랏 나라농이란 부총리겸 상무장관이 침수지역인 아유타야를 방문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생수 한 병 든 채 현장에 도착해 시찰하던

이 장관은 침수된 지역의 일본공장 책임자를 만나 포옹해 위로하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거 였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막지 못했다.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었습니다.

 

찾아보니 1958년 생으로  태국 최고대학 줄라롱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5년간 태국 증권거래소 사장을 했으며, 대학총장과 축구팀 경영도 했던 사람입니다.

 

2007년 정치에 입문해

이번 잉락총리의 발탁으로 장관이 된지 3개월이 채 안됐습니다.

 

태국은 물난리인데

한국에선 서울 시장 선거로 미디어가 후끈 달아오른 모양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지구 곳곳은 자연재해 및 인간 스스로 초래한 경제난으로 힘든 일이 많습니다.

 

긴장감 높아지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민생의 고초에 진짜 눈물을 흘리는 지도자는 참 아름답다는 `한가한 감상이 태연히 떠오릅니다.(By Harry)

 

해피타이(www.happythai.co.kr) by KTCC의 회원들의 게시판중 

 

 

키티랏.jpg (33.8Kb) (0)
작성자: 한-태교류센터(KTCC)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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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공항에 사람들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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