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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꾀 많은
여우가 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다 나무 열매 떨어지는 소리에 지진이라도 일어 난 줄 알고 깜짝 놀라 달아 난다. 멀찍이서 여우가 황급히 달리는 모습을 본 산중호걸 호랑이는 생각한다. 꾀 많은 여우가 저리 황망하게 도망가는
데는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여우가 달리는 쪽으로 같이 내 닫는다.
산중 이곳 저곳에서
여우와 호랑이가 도망가는 모습을 본 크고 작은 산중 동물들은 꾀 많은 여우와 산중 호걸 호랑이가 동시에 달려가는 것은 분명 큰 변고가 일어난 게
틀림없다고 판단하여 여우와 호랑이가 뛰는 방향으로 동시에 달리기 시작하였다. 나무 열매 하나의 낙하로
시작된 조그만 발단이 동물 세상에 난리 변고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아침 출근 시간에
아내와의 사소한 말다툼으로 불쾌한 심정을 안은 채 출근하다 작은 접촉 사고를 일으킨다. 약간의 금전으로
해결하고 일터로 들어서지만 짜증스런 하루의 출발에 더욱 불쾌해진 마음은 함께 일하는 부하 직원에게로 화살이 돌려진다.
상사의 이유 불분명한
짜증 섞인 언행으로 사무실 분위기는 이내 어두워 졌고, 일터 내 동료들 모두에게 불쾌한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 온다.
온 종일 어두운
분위기에서 일을 마친 직원들은 퇴근 후 삼삼오오 모여 성질 맞추기 힘든 상사를 안주로 삼아 술잔을 나누었다. 술이
여러 순배 돌아가며 호기가 뻗친 남자 직원들은 의기 투합하며 2차,
3차를 다니며 과음을 하게 되었고, 그 중 한 사람은 밤 늦은 귀가 길에서 취객을 노리는
강도의 먹이 감이 되어 급기야 목숨을 잃고 말았다.
출근 시간의 사소한
말다툼이 한 사람의 목숨에 연관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일상은 지극히 단순한 우연으로 시작하여 상당한 개연성을 일으키며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 오는 경우가 많다. 1666년 뉴턴의 사과에서 시작된만유인력의 법칙 혹은 중력의 법칙은 떨어지는 사과를 본 단순한 우연성에서 시작되었다.
법과길 사무실에 붙은 이웃집 아저씨 엑까윳씨가 실종된 지 며칠 후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노란 옷 시위대의 지도자이며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이며 사업가이기도 한
그는 아침 8시경이면 검정색 폭스바겐을 타고 출근하여 일을 본 후에 오후 5시경에는 퇴근하는 자그마한 체구를 가진 강단 있는 얼굴형의 옆집 아저씨였다.
아침 출근 마다 거의 얼굴을 마주치고 인사하던 그의 운전 기사는 앳된
얼굴의 청년이었고 밝은 미소로 외국인에게도 인사를 건네는 좋은 인상을 가진 태국인이었다.
어느 날 아침, 우리 매반과
이야기 하던 그에게 매반이 500 바트를 빌려 주었고, 그
날 이후에 엑까윳과 운전기사는 한 동안 아침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곤 며칠 후, 수십여 명의 태국 경찰이 그의 집으로 몰려 들었고, 우리는 그의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매반에게 500 바트를 빌려간
그 운전 기사가 500만 바트를 인출한 엑까윳의 금전을 탐내어 저지른 범행으로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였고, 태국 여론은 반대파와 군부의 정치적 음모가 배경에 있지 않으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배경이 될 수 있는 정치적 음모를 접어 두고 라도 엑까윳씨의 죽음에
운전기사가 연관되어 있는 것은 사실인 가 보다.
정치적 거물이며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는 재력가가 우연히 채용한 운전
기사이며 매일 출퇴근을 함께 하던 자에게 목숨을 앗겨 버리는 결과를 가져 오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부러울 것 하나 없이 태국에서 생활하던 조그만 체구의 한 여인이 15층 콘도에서 떨어졌고 8층에서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실족사. 혹은 다른 내용의 사고사이건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는 결과를 지켜 보아야 할 터이지만, 그 날 그녀가 주량을 넘어서는 음주를 하지 않았다면, 그 남자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사망에 이르는 결과까지 가지는 않았을 지 모른다는 사념이 든다.
우연으로 시작된 인연이 황망한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인연은 참으로 무섭기만 하다.
글 : 김철용(법과길 대표 LAW & ROAD Co., Ltd)
“ 법과 길(사건사고, 민형사소송
상담)은 한국인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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