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금속 투성이 건강보조제로 외화벌이하는 북한 정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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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한국 식약청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 판매중인 북한산 건강보조제 13종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안궁우황환, 우황청심환, 양춘삼록 등 10여종에서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검출되었다. 특히 ‘금당2호’에서는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고 다른 보조제들에서도 수은, 비소, 납 등이 많게는 허용 기준치의 20만 배가 넘는 양이 나왔다. 실제 노약자나 어린이가 이러한 중금속을 복용했을 경우 두통, 불면, 심지어는 암에 걸릴 수도 있다. 북한이 이렇게 사람에게 위험한 건강보조제를 해외 북한식당 등에서 판매하며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다.

사실 북한산 건강보조식품에서 인체 유해 성분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베트남에서 유통 중인 북한산 안궁우황환에서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중금속이 검출된 적이 있다. 베트남 정부는 안궁우황환의 유통 중지와 전량폐기 조치를 했고 이는 현지 언론에도 보도되었다. 북한산 건강보조제에서 중금속 검출이 빈번한 이유는 무엇일까?

90년대 후반부터 북한경제가 곤두박질치자 북한의 제약 사업 역시 마비되었다. 북한의 독재자들은 자신의 허황된 약속인 ‘인민 무상치료’를 인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양약 대용으로 약초를 이용해서 돈 들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한약제(고려약) 제조를 강조했다. 당시 보건일꾼(병원 약제사)으로 일하던 나에게 고려약 제조는 중요한 과제였다. 고려약 제조는 초기 선별, 세척, 분쇄, 배합, 추출, 건조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전기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열약한 환경에서 고려약을 제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고려약 제조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이렇게 제조된 북한산 건강보조제에서 허용치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되고 효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북한 체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중금속으로 오염된 의약품을 생산하면 처벌받지 않느냐며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독재자의 말이 곧 법이다.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의약품 제조 시에도 환자의 안전보다 독재자의 지시가 우선시된다. ‘환자들을 빈손으로 보내지 말라’는 독재자의 지시에 따르기 위해 감기환자가 내원하면 효과도 증명되지 않은 멀건 물을 주는 곳이 바로 북한이다. 외화벌이를 지시한 독재자를 위해 중금속 투성이 건강보조제를 만들어 해외에 내다파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언론보도(6.29, KBS)에 의하면 북한의 2015년 건강보조제 수출액이 305만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원가가 거의 들지 않고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다는 생각에 건강보조제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중금속 덩어리인 북한산 건강보조제가 해외 노동자 송출, 무기 판매 등과 함께 핵심적인 외화벌이 수단으로 자리잡은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우리는 더 이상 북한의 유해한 건강보조제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하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들 역시 북한의 허위광고에 놀아나 북한산 건강보조제를 구입해 복용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산 식의약품을 반드시 정부의 안전검사 및 수입 허가 여부를 확인 후 구매하고 무허가 제품은 즉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관련 당국 역시 주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북한산 불량 제품에 대한 단속 강화와 성분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