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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시아 PANN

B book 1월호(Januar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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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월의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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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월의 코스모스

 

 

                                                                                                                                                                 200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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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마다 산책하는 호숫가에 거짓말 처럼 코스모스가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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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코스모스가 반가워서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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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쪽은 개화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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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반자 태리 녀석은 잠깐 휴식을 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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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웃으며 맞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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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옆에는 빨간 장미도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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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 화원 옆은 잘 가꾸어 놓았다.





태국의 북쪽 우돈타니의 12월은 한국의 초가을 날씨를 닮았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서 긴 소매 점퍼를 입고 산책길에 나서야 한다.

호숫가에서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를 만났다.

마치 한국의 초가을 날씨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 처럼

 

같이 걷던 태리(요크셔 태리어 강아지)를 세워 놓고 사진기를 꺼냈다.

분홍과 흰색 진홍의 꽃송이들이 탐스럽기도 하다.

한국의 코스모스보다 꽃송이가 큰 것도 같다.

사람들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작업을 몹시도 버거워하던 나는

때를 만났다는 듯 열심히 셧터를 눌렀다.

꽃을 싫어하지야 않지만 아니 구태어 그 앞에서 탄성까지야 지르지 않던

나는 고향의 꽃을 발견한 것 같아 저으기 흥분까지 되었다.

 

차를 몰고 예산의 수덕사로 가던 나는 덕산 온천 가까이 다다라서

시원스럽게 펼쳐진 들판을 만났고 누렇게 익은 벼의 바다를 가로지르던

신작로의 양편을 따라 피어있던 코스모스를 발견했다.

청초하고 외로운 듯 피어서 초가을 바람에 흔들리고 있던  코스모스는

서울에서 먼 길을 달려온 나에게 어찌나 반갑게 다가오던지  

 

사진을 정리하면서  RachmaninoffPaganini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CD Rom에 넣었다. CD를 뒤적이다가 오랫만에 조우한 음악이다.

대학교 때 이 변주곡 18에 그만 반해 버렸던 음악이다. 

 

Variation  1~5 :  “밥 잘 챙겨먹고 공부가 아무리 급해도 여기서 처럼 걸핏하면 밤샘 하지 말고 낯 설고 물 선 동네이니 매사에 조심하고…”

어머니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돌아서서 눈물을 훔친다.

딸이 독일로 유학을 떠나는 날이다.

어머니는 수덕사 앞 언덕 마루까지 따라 나오며 딸에게 남은 당부를 하신다.

, 엄마 알았어요.”

덕산 온천 뒷산까지 따라 나온 어머니는 매일 하는 당부지만 오늘따라 더욱 힘을 주어 계속하신다.

 

왜 이리 대절한 택시는 여태 안오나…?”

덕숭산 마루에서 기다리던 모녀는 애가 탄다.

엄마, 내가 저 아래까지 걸어 가다가 택시 오면 탈께요.”

딸은 계속해서 기다리다간 자꾸 어머니가 우실 것 같아, 먼저 어머니와 멀어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딸이 커다란 가방을 끌고 힘겹게 걸어가는 신작로의 양쪽에는 코스모스가 다복다복 피어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Variation 6~7 : ‘엄마, 독일은 가을이 빨리 오나 봐요. 9월 초인데 벌써 내가 사는 집 가까이 있는 영국 공원에는 단풍이 많이 졌어요. 지난 일요일 친구와 같이 공원에  단풍 구경 갔다가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 걸 봤어요.

덕산면 신작로에 초가을이면 피어나 한들 거리던 코스모스가 생각나 엄마께 보내드릴려고 사진에 담아왔어요. 이 편지와 함께 보내드릴께요. ‘

 

딸은 하숙집 자기방에 앉아  엄마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있다.

하숙집 주인들도 모두 친절하고 이 집에 같이 하숙하고 있는 일본 아이 시요꼬는 싹싹하고 인정있는 아이여서 나와  곧 친해졌어요.

점심에 쏘세지에 딱딱한 빵을 곁들인 간이 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살이 2kg은 더 찐 것 같아요. 여기에 신 오이지를  같이 먹으면 한국에서 먹던 음식 부럽지 않아요.

 

얼마전에는 독일 식당에 갔다가 한국의 젓갈과 똑 같은 잘츠 싸르뗄랜(정어리 젓갈)’이라는 걸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왔는지 조금 더 달라고 했더니 작은 접시에 따로 내오더군요. 젓갈과 감자 으깬 것을 2인 분이나 먹었어요.

오픈 마켓에 들러 잘츠 싸르뗄랜을 사다가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보물 처럼 쳐다보기도 하고 밥을 해서 조금씩 먹고 있어요.

 

어제는 새벽에 오픈 마켓에 나가 중국 배추를 사다가 김치도 담갔어요.

한국 배추와 같은 것을  독일인들은 중국 배추라고 하는데 길게만 자란 배추예요. 중국인들이 재배해서 시장에 내다 파는 것 이라고 하더군요.

 

이제는 독일어도 많이 능숙해져 강의를 따라가는 데 별 문제 없고, 독일 음식에도 익숙해져 처음에는 역겹던 독일 음식의 냄새도 면역이 됐나봐요.  독일 음식들이 칼로리가 너무 높아 자꾸 살이 찌는 것 같아 걱정이예요.

 

엄마, 엄마 딸은 용감하게 잘 먹고 공부도 잘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엄마, 안녕~~~.

 

Variation 8~10 : 엄마,  오늘은 독일의 ‘10월 축제  시요꼬와 함께  참가 했어요. 독일 사람들은 맥주를 참  많이 마셔요. 10월 축제 기간은 사람들이 모두 몰려 나와  커다란 맥주 컵을 들고 맥주를 마셔대요. 동네마다 있는 밴드팀들이 나와 음악을 연주하면서 행진을 하고 그 뒤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줄을 지어 춤을 추며 행진을 해요. 저마다  손에는 맥주 컵을 들고

 

길 거리에는 맥주 양조장들이 나와 저마다 자기 맥주를 선전하기 위해 맥주를 공짜로 따라 줘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공짜  술을 주다보면 손해가 날 터인데 아랑곳하지 않고 무진장으로  공짜 맥주를 줘요.

 

시요꼬와 저도 맥주를 두어 잔쯤 얻어 마시고 구경을 하다가 영국 공원에 단풍을 보러 갔었어요.  정신 없이 카메라에 담다가  예의 그 코스모스를 발견했어요. 덕산면 들에 가득 피어나던 코스모스가 생각나 눈물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으면서 사진을 찍었어요. 시요꼬도 일본에서 보던 코스모스라고 하면서 고향에 보낸다고 사진을 여러 장 찍더군요.

 

해 질 무렵에 우리는 집 근처의 학생 식당에 갔어요.

학센이라고 돼지 무릎 부분을 양념을 해서 삶은 다음 다시 숫불에 구워서  머스타드와 함께 먹는 요리를 아주 기막히게 잘 하는 집이예요.

서양인들은 돼지 족발을 안먹는데 독일은 유일하게 돼지 족발을 먹어요.

양이 많아서 우리는 하나를 시켜서 둘이 먹었어요. 신 오이 절임을 곁들여서 먹으면 맛이 일품이예요. 

 

어제는  학교에서 윤리학 리포트를 제출하고 A프러스를 받았어요.

제가  이 학교에 온 이후 A 프러스는 처음이예요.

교수님은 동양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첨가해서 아주 좋았다고 코멘트를 다셨더군요.

평소 서양의 물질 만능주의와 배금주의를 많이 비평하시던 교수님이세요.  

 

엄마, 이번 겨울 방학 때는 시요꼬와 스위스의 알프스 산에 구경가기로 했어요.

뮌헨에서 알프스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예요.

그래서 지금부터 알바이트 한 돈을 모으고 있어요.

가을에는 거의 모든 백화점들이 가을 바겐 세일을 하는데 사람 일 손이 많이 필요해져 대학생들을 파트 타임으로 많이 고용해요.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알바이트 자리예요. 돈을 제일 많이 주거든요.

 

그 다음으로 좋은 알바이트가 한국 관광객들 안내하는 가이드 인데,  이 것은 보통 12,  23일 일정이기 때문에 강의와 겹치면 가기가 어려워요.

알바이트도 열심히 해서 알프스 갈 경비도 반쯤은 마련했어요.

 

엄마 또 쓸께요.  엄마, 안녕~~~.

 

Variation 11~12 :  엄마, 금년도 며칠 남지 않았군요. 어제는 온 종일 눈이 와서

발목까지 푹푹 빠지면서 나갔다 왔어요. 주인 집에서는 무쇠 난로가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석탄을 때고 있어요. 난로 위에서는 세모바(무쇠 주전자)  스팀을 계속 어내고 있고

 

이 때 쯤이면 길 거리에 군밤 장수가 나와요.

 마로네, 마로네, 하쎄 마로네 (군밤이요, 군밤, 뜨거운 군밤이요)”     
하고 외쳐대면서 군밤을 즉석에서 구워 파는데, 처음에는 한국의 군밤 장수가 생각나 어찌나 반갑던지 군밤을 세봉지를 사  주인 집과 시요꼬에게도 나누어 주었어요. 

오늘은 시장에 갔다가 밤을 발견하고 내 방 난로에서 구워 볼 요량으로 사왔어요.

 

독일의 겨울은 한국 처럼 영하 10도로 내려가고 하는 날카로운 추위는 없어요.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는 많지 않아요.

맥시코에서 흘러오는 난류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오히려 여름에도 부슬 부슬 비가 오면 추울 때가 많아서 난로를 피우는 집이 많아요.

 

요즘은 방학 때라 한국 관광객들 가이드를 많이 하고 있어요. 

다른 알바이트에 비해서 수입은 좋은 편인데, 한국인들은 남의 말을 많이 하기때문에 행동에 조심스러워요.

내년 일월에는 시요꼬와 함께 알프스 구경을 떠나려 해요. 그 때 쯤이면 수입이 충분할 것 같아요.

 

엄마, 내년 3월부터는 한국에 갈 경비를 마련하려 해요.

알바이트해서 열심히 모으면 내년 코스모스가 필 때 에는 엄마 보러 갈 수 있을 겄 같아요. 시요꼬도 내년 10월 쯤에는 일본에 간다고 같이 알바이트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

엄마, 그 때 잡채 많이 해주세요. 엄마가 해주는 잡채가  얼마나 그리운지 몰라요.

 

요즈음 한국이 굉장히 춥다고 뉴스에서 보았는데, 엄마, 감기 조심하세요.

엄마, 안녕~~~.

 

Variation 13~17 :  코스모스가 피기 전부터 어머니는 수덕사 앞 덕숭산 마루에 올라  멀리 누렇게 익은 벼의 바다를 지켜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신작로에 코스모스가 피면 독일에서 딸이 온다고 했기 때문에 한 시각이라도 먼저 뛰어가  딸을 안아보기 위해서이다.

 

하루 이틀 열흘이 지나고 코스모스가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가슴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딸이 올 날이 머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마루의 낙엽이 다 떨어지고 서리가 내리기 시작했다.

코스모스는 어디나 만개해서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 거리고 있었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져 두꺼운 옷을 입고 산마루에 올라 코스모스를 바라 보아야 했다.

벌써 코스모스는 반넘어 져버리고 이제 곧 첫눈이 내릴 것이었다.

추위가 닥치도록 딸한테서는 소식이 없다.

딸한테 줄 잡채를 만들어 놓고 다 먹지 못해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벌써 여러번이다.

 

Variation 18~24 :  엄마, 올해도 엄마 보러 못 가겠어요. 독일도 경기가 나빠져 백화점에 손님이 줄어 파트 타임 알바이트가 없어졌고, 한국의 경기가 나빠 관광객이 80퍼센트가 줄어 가이드도 필요 없어졌다고 해요.

 

올해는 봄부터 알바이트 자리가 없어 별로 알바이트를 하지 못했어요.

한국의 원화 환률이 올라가 집에서 부치는 돈으로 다음 학기 등록이 어려운데,

이럴 때 일수록 알바이트라도 열심히 해서 등록금에 보탤 수 있어야 하는데 걱정 이예요.

아무래도 다음 학기 휴학을 해야 하지않을까 생각되기도 해요.

그렇다고 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휴학하게 되면 하는거고, 열심히 일해서 그 다음 학기에 등록하면 되니까 숨을 길게 쉬고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또 쓸께요.

엄마, 안녕~~~~~.



 


ILYA ITIN RACHMANINOV PAGANINI VARIATIONS N. 18

작성자: michael , 작성일 : , 수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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