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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족마을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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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덜컹거리는 열차로 치앙마이에 도착한 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거리, 타페로 이동했습니다.

아유타야의 고즈넉함이 묻어나는 치앙마이의 타페문 광장
오밀조밀  게스트 하우스들과  여행사,
레스토랑들과 까페들이 밀집해 있는
타페의 한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었습니다.

더운물로 샤워할 수 있고
에어컨도 있는 방이 150바트,
호텔처럼 쾌적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지낼만 했습니다.

여행사를 찾아서 1박2일 코스의 고산족(카렌)마을 트레킹 예약을 하고
저녁에는 나이트 바자에 가서 식사도 하고 구경도 하고.....
방콕과는 좀 다른 분위기의 치앙마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여행사에 짐을 맡기고
여행사에서 빌려준 슬리핑백을 챙겨서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데 작은 픽업 트럭이 우리를 태우러 왔습니다.

말로만 듣던 트레킹을 이제부터 진짜로 하게 되는가 싶었지요.
한참을 가다가 쉬다가 난농장을 거쳐서 다른 트럭과 사람을
맞바꾸어 태우고 내리고 드디어 우리의 팀이 구성되었습니다.

한국인 4명, 영국인 1명, 스페인 총각 1명, 화란 총각 1명, 또 다른 화란 남자 2명

작은 픽업트럭은 쉴 새 없이 부릉거리면서 산속으로 산속으로 내달렸습니다.
점심 때가 되어서야 산속에서 식사를 하고,
숲속의 시원한 폭포에 닿았습니다.

다른 팀들은 장난끼가 많은지 잽싸게 반바지로 갈아입고
차갑디 차가운 폭포 밑으로 뛰어 들어서 더위도 식히고 물장난도 치고 했지만,
우리팀은 다 조용히 구경만 하고 점잖기만 하네요.^^

여러팀들이 폭포와 온천에서 모였다가
다시 각기 다른 마을과 코스로 각자의 트럭에 올라타고
산속마을로 향했습니다.

자동차가 더 이상 갈 수 없을 때,
우리 일행은 가이드 아저씨(산족)를 따라서 산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름모를 들꽃들과 갖가지 나무들, 명랑한 새소리를 들으면서
세시간 동안 숲속을 걷고, 또 걸었더니 모두들 헉헉대느라 대화는 엄두도 못내겠더군요.

점점 지쳐가고 있을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타잔이 짠~ 하고 나타나서
제일 연약(ㅋㅋ)해 보였던지 제 배낭을 들어 주네요.
아마 그 타잔아저씨는 우리 팀이 다음날 타고 내려갈 뗏목을 엮어주고
두 뗏목 중 한 뗏목을 저어서 인도할 우리의 세컨 가이드였던 모양입니다.^^

어느덧 해가 늬엿늬엿 서산에 걸리고
작은 샛강이 나오더니 마지막 가파른 언덕을 올라 서고서야
깊고 깊은 산속 마을이 드디어 나타났습니다.

드문드문 대나무로 엮고 나뭇가지로 지붕을 이은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산족마을이었습니다.

가이드 아저씨가 좀 넓다란 대나무집으로 우리 숙소를 정해 주었습니다.
우리 일행 9명이 한꺼번에 지낼 방이지요.
너무 피곤한 탓인지, 아무도 샛강에 내려가서 씻을 생각을 안하네요.
저도 다리가 후덜덜 떨려서 도무지 한발짝도 더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대자로 뻗어서 쉬었다가
겨우 손수건에 물을 얻어다 적셔서 닦는걸로 샤워 끝입니다.^^

평화롭고 고요한 산속마을에 어둠이 깃들고
집집마다 저녁짓는 연기가 정겹습니다.

가이드 아저씨 집과 우리 숙소 사이의 마당에 길다란 나무탁자가 있고
아저씨가 직접 요리하여 준비한 저녁을 먹으라고 불렀습니다.
전기가 없어서 어두운 식탁에 촛불을 밝히니 분위기가 근사해졌습니다.

개구장이 화란총각, 한스가 "SOOO ROMANTIC~!!!" 이라고 넉살을 떨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며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문명과는 동떨어진 오지의 산속에서 달콤한 단잠 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무지하게 피곤했던 탓에,
자다가 아이고 추워라~!! 싶어서 있는대로 옷을 껴입고 잔뜩 웅크리고
머리 끝까지 슬리핑백을 뒤집어 쓴 기억밖에는 없을만큼 단잠을 잤습니다.

어디선가 아침을 알리는 수탉소리가 들리고 여명이 밝아옵니다.
아직도 달콤한 잠에 취해있는 일행들을 피해서 문밖으로 살며시 나오니
흩날리며 지나가는 안개속에 쌀쌀한 바깥공기가 맑고 상쾌합니다.

부지런히 아침을 준비하는 가이드 아저씨 집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서
살림살이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 있습니다.
태국말을 조금 할줄 아니까 신기해 합니다.ㅎㅎ

대나무로 된 부엌바닥에서 숯불로 요리도 하고,
사용했던 물과 음식 재료들을 대나무 바닥에 그대로 버립니다.
그러자 부엌 밑에 묶여진 새까만 아기돼지가 꿀꿀거리면서
그 물과 음식을 받아 먹습니다.
그 모습만 보아도 마구 웃음이 납니다.

산속으로 난 마을 길을 걸었습니다.
집집마다 아침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어느새 내 마음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먼먼 과거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내가 이 산속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또 다시 우리 일행은 한식구가 되어 나무식탁에 둘러 앉아서
가이드 아저씨가 요리해 준 따끈한 계란덮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늘은 한시간반만 걸어서 내려가고
나머지는 코끼리와 뗏목을 타고 산을 내려간다고 해서
우리 모두 신이 났습니다.

그런데, 산을 오르는 것 보다 다음날 그 뭉친 다리로
내려가는게 더 힘든 거 다 아시죠? ㅎㅎㅎ

두명씩 짝지어 코끼리도 타고
두팀으로 나누어 뗏목도 타고.........
저쪽 뗏목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영국총각 알렉스 덕에
뗏목이 깨어져서 타잔아저씨가 무지 고생하고..ㅋㅋㅋ

고생도 많이 했지만,
오래 오래 잊혀지지 않을 소중하고 즐거운 추억,
산족마을 트레킹은,
멋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늘 추억의 보고 속에 있을 것입니다.






작성자: 미쓰디올 , 작성일 : , 수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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