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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탑을 쫓아서 이슬람 문화권으로 (1)

작성자: 대비, 날짜 : hit : 1507, scrab : 1 , recommended : 0

          광탑을 쫓아서 이슬람 문화권으로

 

광탑은 이슬람 사원에 있는 등대처럼 높은 탑, 미나렛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미나렛은 하루에 5번씩 있는  기도시간을 알리고 어두워지면 사막의 밤길을 걷는 대상들에게 등대의 역할을 합니다. 

 

대상들은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서 별을 따라가는 야행을 하기 때문입니다. 

 

 

 

오아시스의 밤, 지금 우르그베그의 메드레세가 있는 레기스탄 광장에서는 빛과 음향의 제전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 나라 언어를 모르는 나그네들에게는 연극이나 영화보다 빛과 음향만으로 이야기를 얶은 이런 유적지에서 베푸는 제전이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유적지에서 하는 이런 관람을 좋아합니다. 이집트의 아수완 에서도 멋진 빛과 음향의 제전을 본적 이 있어요.

 

한 밤의 레기스탄은 살아있었습니다. 뇌성과 함께 번쩍이는 예리한 섬광, 그리고 망령들의 움직임, 칼을 가는 소리, 무거운 것을 옮기는 듯, 한 소리, 사슬이 끌리는 소리, 뭔가 심상치 않은 것들을 의논하는 듯 긴장된 몸짓, 그리고 잠시 술렁입니다. 

 

 다시 천둥 번개를 치며 쏟아지는 빗소리, 노인의 단호한 음성, 소리를 죽여 흐느끼는 여인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빛과 음향만으로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펴 이야기를 만들어봅니다. 동문서답 식의 이야기라도 상관없어요.

 

사막의 기온은 밤이 되면 급격히 내려갑니다.  오랜 시간을 찬 바람을 쐬며 돌계단에 앉아 있었던 것이 나빴을까 컨디션이 안 좋와요.  점심 먹은 것도 얹힌 듯 했고.. 몸이 으스스 하고 맥이 빠지는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가볍게 넘어갈 것 같지 않았어요.  이럴 때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던지 하여 몸을 따듯하게 하면 낫는 수가 더러 있었는데.... 패드 병에 뜨거운 물을 넣어 끌어안고 잤지만 간간히 참기 어려운 복통이 지나갔어요. 

 

밤은 그렁저렁 무사히 넘겼어요.  그러나 오늘은 비포장 사막을 280km 달려 부하라까지 간답니다.  동료 일행에게는 폐가 될 것 같아 내색하지 않았어요.  다만 총무에게서 여권을 달라하여 간직했어요.  유사시에는 혼자 돌아갈 생각이였어요. 

 

도시를 떠나 부하라로 가는 길은 외길인데 메마르고 거친 붉은사막입니다. 

 

 이러한 황패한 풍토이지만 우즈베키스탄은 면의 나라입니다. 곧장 뻗은 하이웨이의 좌우는 광활한 목화밭이예요.  수확을 앞둔 목화송이가 아주 탐스럽습니다. (구소련 연방 시 전국의 면의 3분의 2를 이곳에서 생산합니다.)

 

잠시 주춤했던 복통이 다시 기세를 부립니다, 내장을 쥐어뜯는 통증으로 이마에서 진땀이 베어 나옵니다. 화장실도 급하고요. 이제는 일행들도 눈치를 첸 것 같았어요.  조회장 괜찮아요? 모두 한마디씩 걱정의 말을 건넵니다.

 

부하라 조금 못 미쳐서 카라반 사라리를 만났습니다. 카라반 사라리는 그 옛날 교역을 하는 대상들이 낙타와 함께 쉬어가든 곳입니다. 교역 물품을 잔득 실은 낙타를 몰고 사막 길을 수백km 걸어서 온 지친 대상들이 쉬어가는 합숙소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라반 사라리는 고마운 곳이지요.  특히 지금의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요긴했습니다.. .... 카라반 사라리 덕택으로 급한 사항을 모면했아요.

그리고도 황무지 사막을 얼마나 달렸을까 중천의 해가 조금 기운 늦은 점심시간에 오아시스 부하라에 도착했습니다.  부축을 받아서 겨우 민박집 침대에 누었습니다.  초죽음의 상태였습니다. 

 

곧 의사가 왕진을 왔어요.  의시는 진찰하기에 앞서 환자를 끌어안고 낮은 소리로 기도 합니다. 기도문 가운데 알라라는 단어만이 내가 알 수 있는 유일한 말입니다. 아마 이런 기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전능하신 알라시여 알라의 도움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나이다. 부디 은총을 주시어 저로 하여금 여인을 돕게 하소서” 나는 두 차례의 왕진을 받았습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과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오한이 번갈아 닥쳤으며 일어서지 조차 못하는 몸은 기어이 누운 채 토사를 쏟아냈습니다.  침 구룰 더럽히고 온 몸에 오물을 뒤 집어 썼습니다. 

 

나는 사경을 헤메면서도 무엇보다 주인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안 깐 힘을 썼었습니다. 그러나 일을 다 저질러 놓고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주인을 불러 침구 값을 넉넉하게 배상하고 목욕물을 데워 목욕과 세발을 하고 미음을 마셨습니다.  손아귀에 힘을 실어보고  일어서서 무릎을 굽혀보았습니다. 악몽처럼 그날이 가고 새날이 밝아왔습니다.

 

일행에게 조차 눈치를 채이지 않도록 낮 색 하나 구기지 않고 조용히 수발을 들어준 여인숙의 그분들 덕으로 나는 회복되었습니다.

 

 곤궁에 처한 나그네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그네들은 알고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거짓말처럼 회복되어 남은 여정을 마쳤습니다.

 

나는 가끔 그때의 다급하고 망막했던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의사의 기도로 알라를 만났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어제 보았던 영화 "나는 칸이다"를 보고 저들의 신앙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미나렛---광탑 (기도시간을 알리고 밤에는 등대의 역할을 한다)

메드레세--신학대학

레기스탄-- 광장 (레기는 모래 이며 스탄은 광장이라는 뜻)

사라리 ---대상이 쉬어가는 대합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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