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를 이용해 제주에 비자 없이 입국한후 지난 1월13일 무더기로 사라진 베트남인 31명의 행방이 보름 넘게 묘연하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난 1월12일 5박6일 일정으로 제주에 입국했다 사라진 베트남인 59명 중 31명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2일 밝혔다. 출입국사무소는 최근 불법취업에 대한 수색이나 공항과 항만에 대한 검문이 강화되자 31명이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흩어져 읍·면 단위 소규모 숙박업소 등 제주에서도 외곽지역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보고 있다. 실제 이들과 함께 도망쳤다 적발된 28명은 다른 숙박업소나 식품제조공장 등에서 발견돼 강제출국됐다.
강제출국된 베트남인들은 조사과정에서 취업을 위해 베트남 현지에서 알선책에게 1인당 1만500달러에서 500달러를 지불했다고 진술했다. 알선책으로 의심되는 베트남인 2명도 적발돼 강제 출국 됐다.
제주에 한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무사증 제도’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도움을 주는 반면 불법취업에 끊임없이 악용되고 있다. ‘관광객’을 위장했지만 실제는 불법취업을 목적으로 비자 없이 손쉽게 입국할 있는 제주에 왔다가 불법 체류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무사증 입국 후 체류기간을 넘긴 이는 2011년 282명에서 2012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450명, 2015년 4353명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에도 어선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리모씨(28) 등 중국인 8명이 제주시 이호동 포구에서 붙잡혔다.
중국인단체광객을 전담하는 한 호텔에서 근무했던 ㄱ씨(40)는 “중국인단체관광객 중 일부는 짐이나 복장만 봐도 불법체류를 위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라며 “이들 여행사나 호텔 역시 여행객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방이 비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