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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번째 이야기 <모기>
지구상에서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동물은 무엇일까요?
사자? 호랑이? 해파리? 상어?... 정답은 모기입니다. 약
3500종이나 되는 모기는 역사상 그 어떤 동물보다도 많은 사람을 죽였고 힘들게 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모기에 물려 매년 1억명의 말라리아와 5천만명의 뎅기열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100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그 외에도 상피병, 뇌염, 황열병,
지카 바이러스도 모두 모기가 옮기는 질병들 입니다. 언제쯤 인류는 이러한 모기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최근에 모기를 지구상에서 완전히 박멸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등장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 과학자들이 만든 생명공학회사인 옥시테크가 첨단 유전공학을 이용하여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 모기의 개체 수를 급격히 줄이는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발상은
사람이 모기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모기가 모기를 죽이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모기의 특성을 이용했는데,
모기는 오직 암컷만이 흡혈을 하고 수컷은 식물의 즙액 먹고 살며 애벌레에서 날개를 달고 나오면 바로 짝짓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수컷들이 떼를 지어 있는 곳에 암컷은 잽싸게 날아들어 정자를 받아 정자낭에 모아두었다가 일생동안
약 700여개의 알을 낳습니다. 평소에는 수컷과 같이 과즙을 먹던 암컷은
교미가 끝나자마자 흡혈귀로 변합니다. 온혈동물(조류, 포유류)의 피에 든 단백질이나 철분이 알의 성숙과 발생에 필요하기 때문에 양성주화성(陽性走化性)을 가진 모기는 눈은 있으나마나며 더듬이를 이용하여 사람이 내뿜는 체온,
습도, 이산화탄소, 체액에 포함된 지방산,
유기산, 젖산과 화장품 등의 온갖 냄새 나는 곳으로 날아들어 피 사냥을 합니다. 따라서 대사기능이
떨어지는 어른보다는 물질대사가 활발한 어린이, 또 병약자보다는 건강한 사람, 화장품을 많이 사용하는 여자들이 모기에 많이 물리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동물이 다 그렇듯이
수컷은 암컷을 귀신처럼 찾아내어 항상 암컷 주변에서 짝짓기 하기만 기다리며 빙빙 맴돕니다. 옥시테크의 과학자들은
이러한 모기의 특성을 이용하여 모기퇴치법을 찾았는데, 우선 수컷을 잡아 몸속에 새끼들을 죽이게 하는 유전자를
지니게하여 짝짓기를 통해 암컷이 더이상 새끼를 낳지 못하게 하고 성충으로 1-2주 정도밖에 살 수없는 모기의
개체수는 결국 줄어들게 됩니다. 옥시테크는 2011년부터
4년동안 영국, 말레이시아, 브라질에서 이집트숲
모기를 대상으로 총 5차례에 걸친 실험을 통해 해당 지역의 모기 개체 수를 약 90% 정도 줄였다고 합니다. 브라질 정부는 2016년
11월, 옥시테크로부터 유전자 변형 모기를 4년간 110만 달러어치 구매계약을 통해 브라질 상파울루에 매주 6천만 마리를 생산할 수 있는 모기공장(?)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머지않아 모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이 도래할 것으로 기대되는 놀라운 성과 입니다. 하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기가 지능적으로 진회하여 이러한 효과가 지속적일지 의문이며,
또 하나는 먹이사슬과 연류된 생태계의 교란입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하루에
1,000마리가 넘는 장구벌레(모기의 매벌레)를 잡아먹고 박쥐와 잠자리 또한 모기를 주먹이로 하고 있는데, 만약 지구상에서 모기가 자취를
감추게 되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혹 의도치 않은 치명적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GMO(유전자변형식품)에서도 옥시테크 연구결과의 실용화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러한 방법으로 모기를 퇴치할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라 생각하며, 앞으로 모기퇴치에 대한 좋은 방법들이 많이 나올수 있을거라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