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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로슬라블 세계정책 포럼’과 상생의 韓-러 관계 모색
윤영미(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올해는 한·러 양국이 수교 20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세계외교 전략’과 부합하는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유기적 협조, 총체적 위기관리, 에너지자원 협력 강화, 북한의 비핵화 등을 포함해, 러시아는 중요한 협력 국가로 부상했다. 그 결과 2008년 9월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이는 한국이 군사동맹인 미국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맹관계’를 제외하고 정치, 외교, 안보, 경제, 문화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게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국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한층 도약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9일부터 10일 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무엇보다도 양국은 경제와 안보, 국가위상 측면에서 몇 가지 성과를 달성했다. 우선 경제협력 측면에서 이 대통령은 방문 첫 날인 9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에너지, 자원, 조선을 포함해 현지 유력경제인 12명과 간담회를 열고 다양한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10일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경제 현대화 추진과 에너지 자원 및 극동시베리아 개발 등 실질적인 양국의 경제 협력 증진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오는 2015년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 750만 톤 도입과 관련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가설 여부와 LNG 형태의 선박으로 도입할 지 여부를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동시에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과 관련 러시아의 북한 설득 외교적 노력을 거듭 촉구했다.
안보 측면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 국영TV 인터뷰에서 ‘제2 개성공단’에 대해 언급을 했다. 이는 북한의 협력이 전적으로 필요 사안이며, 천안함 사태 관련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죄를 통해 정상적 관계로 발전되기를 거듭 촉구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과정에서 러시아 협조에 대해 평가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감사하다’로 답변했고, 특히 그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 정부가 협력할 것을 표명했다. 최근 천안함 피격사건의 원인 규명에 대한 러시아 정부와 이견이 존재하는 시점에서 양국 정부의 ‘간극’을 극복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로 여겨진다. 아울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북한의 비핵화까지 이어지는 성과 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동시에 그는 ‘남북문제의 당사자 협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청와대와 크레믈린의 외교안보 관계자 사이의 수시 전략 대화 채널 구축에 동의했다.
계속해서 지난 10일 이 대통령은 제2차 ‘야로슬라블 세계정책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260㎞ 떨어진 유서 깊은 항구도시 야로슬라블에서 열리는 포럼에는 20여 개국의 정부, 학계 고위인사 및 러시아 각계 유력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 주요국 지도자와 석학들이 참석해 현대국가의 역할을 논의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러시아는 이 포럼을 정치분야의 ‘다보스 포럼’ 으로 발전시키고자 주력하고 있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경험을 소개했다. 러시아의 국정과제인 경제 현대화 및 지식기반 산업 발전 등에 대한 협력의지를 밝혔다. 한국의 성공적인 원동력은 개방과 자유의 원칙, 교육이었으며 ‘공정한 사회’ 건설은 한국의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 구축 등을 설명했다. 따라서 기조연설은 양국 관계 증진 및 발전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가 위상을 국제사회에 드높이는 기회가 되었다.
아울러 오는 11월 초 G20 서울 정상회의에 맞춰 방한 예정인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G20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이 대통령은 협력을 모색할 것이며, 계속해서 러시아는 극동개발 계획과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협력 차원에서 한국의 투자와 참여를 촉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수교 20주년을 맞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내실화하고 심화 및 발전시켜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향후 한반도와 동북아 및 세계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양국 정부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협력 관계 유지는 필수적일 것이다. 즉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협력과 상생’의 관계 증진을 위해 더욱 더 주력해야 할 시점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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