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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그대로 보기~

작성자: suhangja, 날짜 : , 업데이트 : hit : 2408, scrab : 0 , recommended : 0

룽세의 인연이야기

 

  

 

 

 

 

 

나는 또 명상센터의 책 만드는 부서에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나 말고도 인도인들과 다른 외국인들이 그 부서에서 함께 일을 했다.

그런데 다들 어찌나 수다스럽고 장난이 심한지 난 제대로 정신을 집중할 수 없었다.

글 한 줄 쓰려고 해도 숨바꼭질을 해대며 소란을 피우는 통에 귀마개를 해야 할 판이었다.

마침내 나는 이 문제를 놓고 옆자리에 앉은 30대 중반의 인도인 여성과 진지하게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녀는 말했다. 

" 우리 모두 노 프라블럼인데 왜 너만 문제인가?

우리는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이 명상센터에 왔다.

어떤 결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봐라, 너 혼자만 심각해서 결국 네가 가장 진도가 늦지 않은가.

우리는 웃고 장난치면서도 두 배의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녀는 내게 충고했다.

"네가 배워야 할 것은 심각하게 목표를 달성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바로 아무것도 문제삼지 않는 노 프라블럼의 자세다.

그때 넌 행복해질 것이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

다들 나보다 더 많이 놀면서도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나 혼자서만 불행한 표정으로 끙끙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충고대로 노 프라블럼의 마음 자세를 유지한 결과

나는 그 부서의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고 더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내가 버스를 놓쳐 발을 구르고 있어도

인도인들은 버스를 세워주는 대신 노 프라블럼을 외쳤고,

이질 설사병에 걸려 한 시간이 멀다 하고 화장실을 드나들어도

노 프라블럼이 그들의 처방전이었으며,

잘 방이 없어 나무 밑에 쭈그리고 앉아 있어도

노 프라블럼이라고 타일렀다. 

노 프라블럼 명상법은 결론적으로 이것이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결코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다.

신발을 잃어버렸는가? 노 프라블럼이다.

인류는 수만 년 동안 맨발로 정글 속을 누비고 다닌 역사가 있다.

그러니 당신이 몇 시간 동안 맨발로 다닌다고 해서 원숭이로 퇴화하는 건 아니다. 

대학 입시에 떨어졌는가? 노 프라블럼이다.

대학에 갖다 바칠 등록금으로 인도 여행을 떠나면

몇 년을 귀족처럼 다니면서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

누가 약속을 안 지켰는가? 노 프라블럼이다.

그 사람은 이미 그런 식으로 약속을 안 지키도록 수천년 전부터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배역을 훌륭히 해낸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그 배역을 당신 앞에서 해 보인 데는 분명히 어떤 교훈이 있을 것이다.  

-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중에서 -

 

 

제가 이책을 읽은게 아마도 1999년도가 아니었나 싶네요.

그때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라는 나라는 참 별난 곳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7년후 제가 인도에 있었습니다. 물론 책의 내용과는 많이 달랐죠.

인도에 있는 동안 저에게 No Problem! 이라고 말한 인도인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게 Problem 이었죠 제게는.^^; 책과는 다르구나 여기도 별 수 없이 사람사는 곳이구나.

늦은 저녁 도착한 갠지스강에서 따스한 강바람에 실려오는 그윽한 장작 태우는 냄새를 맡으며

분위기에 취해 저녁식사를 했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그게 시체 태우던 냄새였었죠.

갠지스강에서 장가도 못가고 물에 빠져 외국귀신 되는구나 하던 공포감 내지 절박함이며

며칠이 지나고 나니 시체 태우는 옆에서도 예의없이(?) 누구는 타들어 가는데 내 허기를 채우려 크래커를 우걱거리며 먹던거며..

여행을 하며 인도라는 나라는 내게 No Problem이라고 말해준게 아니라 What's your Problem?이라는 질문을 던지더군요.

문제? 아무리 심각한 문제도 별거 아닌게 되버리는 것이 여행속에 배운, 일상에서는 배우기 힘든 교훈이었죠.

그런데 살다보면 다시 원점, 모든게 문제가 되고 하나씩 따지고 나와 너를 구분하기 시작합니다.

살면서 그저 있는대로 사물을, 당신을 보지 못한게, 나만의 욕심을 담아 보았던게 문제였나 봅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기. 그게 참 쉬우면서도 어려워요.

 

사진은 위로부터 우리나라, 티벳, 중국, 인도의 절 모습입니다.

절마다 그 안에는 부처라는 형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다들 모양이 다릅니다.

절, 곰파, 쓰, 상가라마 각기 부르는 이름도 다릅니다.

그렇다고 그 본질이 바뀌는건 아니죠. 절은 절이니까 말입니다.

그것은 그것일 뿐입니다. 그 본질을 봐야지 날씨가 흐리다고 내 기분이 나쁘다고 절이 절로 안보이는건 아니죠.

잊지말고 그것은 그것이라고 봐야겠습니다. 앞으로 항상 쭈욱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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