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뇌출혈로 쓰러지신지 사흘만에 돌아가셨습니다. 갑작스런 전화를 받고 비행기를타고 가는내내 제발임종만이라도 지키게 해달라 간절히 빌었습니다. 인생에있어서 그때만큼 시간이 지루하게 지나간적이 없을정도로 말이지요. 응급실에 호스를 끼고 의식없이 누워계신당신은 그렇게 사랑하던 아들이왔는데도 눈조차뜨지 못하셨지만 마지막까지 아들에게 한을주시지 않으려하셨는지 명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평생 식당일을하셨던 당신의 그 작은 가슴위에 놓여져있는 손 그리고 검게 썪어있는 그 손톱, 나는 울었읍니다. 그렇게 당신을 보네야하는 내가싫어 울고 당신의 고닮픈 삶이 서러워 울었습니다. 그 새벽 당신은 떠나갔지요. 평생처럼 가시는 순간까지도 가족들을 위하려 했는지 서둘러 가셨습니다. 그 날, 아버지는 그나마 다행이라 하셨지요. 스스로의 무능력함을 당신이 병상에서 오랜고생않고 가셔서 다행이라며 애써 위로하셨습니다. 당신을 조그만 항아리에 모시고 생전 당신이 사랑하던 우리사진들을 그 앞에 놓아두고는 우리는 이별을 했습니다.
올해 한국에가서 당신을 찾아뵙고 돌아오는길에 누나와 약속을 했습니다. 조만간 그 조그만 유리장에 갖혀있는 당신이 기지게라도 마음껏 펼치고, 당신을 찾아갔을때, 잠시나마 당신이 만들어놓은 그늘에서, 당신에게 기댈수있게, 수목장으로 모시자고 약속했습니다. 어머니, 당신의 길일이 돌아옵니다. 올해도 당신께 따뜻한 밥한그릇 떠드리지 못하네요. 어머니, 장사를 마치고는 족발에 쟁반국수를 시켜서는 소주한잔 받는 저를 그렇게 대견해하시며 한사코 담배도한대 피우라 하셨지요. 어머니, 당신앞에서 소주한잔 마시고 담배한대 태우고 싶습니다. 원망도 많이했지만 지금은 그저 당신과 소주한잔 마시던 그 밤들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