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룸메가 한녀석 생겼습니다.
태국가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이렇게 몇 다리 건너서이지만,
어찌 어찌 피할 수 없이 제 영역으로 쳐들어온, 갓 스물 넘은 아가씨.
공항에서 만난 초면의 룸메.
디올, 헤벨레 마냥 사람 좋은 표정으로 웃으며 다가 갔더니,
요 아가씨, 싸늘한 표정으로, "처음 뵙겠습니다" 달랑 한마디,
혼자 무안 + 머쓱해서 까칠이라고 속으로 별명을 지었지요.
말하는 뽄새도 꼭 군인 같습니다.ㅎㅎㅎ
'흥! 나보다 더 씩씩하구만, 모가 무서워서 혼자 못살아?
이 까칠이녀석, 딱 한달만 허락이다~ 더 이상의 내 사생활 침해는 용납 못해~'
하루는 거실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이상야릇, 괴상한 냄새가~~~
디올, 까칠이녀석을 쓱 째려 보면서 -_-;;
-무슨,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아?
까칠이,
-아, 이겁니다(발목에 발찌가 있다)
디올,
-그게 뭔데?
까칠이,
-아, 이건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발찝니다.
디올,
-그거 차면 진짜 모기 안물어?
까칠이,
-아닙니다, 발에 차면 팔에 물립니다.
디올,
-ㅎ그럼 팔찌도 같이 차야 되겠네?
-근데 있잖아? 나 그 냄새 맡으니까 머리가 슬슬 아파~
(그래도 꿋꿋하게 끼고 계속 거실에서 버티는 까칠이 녀석~)
참다 참다 괴로운 디올,(드뎌 뚜껑 열린다)
- **야, 그거 비닐에 꽁꽁 싸서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밖에서만 차!
모기가 기절하기 전에 내가 기절할 것 같애. 우리집에는 모기 없어!!!
네 방에 모기 있음 말해, 전자모기향도 있고, 에프킬라도 있거덩.
완강한 집주인 디올의 명령에 드뎌 꽁지를 내린 까칠이,
끝까지 벗기 싫은지 영화 보다가 말고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_-;;;;;
다음날 아침,
디올 어젯밤 좀 심했나?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외출하는 까칠이 등에다 대고 친절한 목소리로,
- **야,, 너 오늘 바깥구경 갈거면 어제 그 전자발찌 잊지말고 차고 가~~~
좀체 웃거나, 상냥하게 말하는 법이 없는 까칠이 녀석, 갑자기 쓰러진다.
(쟤가 왠일로 저리 통쾌하게 웃는다냐? 대체 뭥미??? )
- 전자발찌라뇨? 제가 무슨 조두순입니까??
둘이서 간만에 같이 킥킥거렸네요.
====================
한달이 훨~~ 지났지만,
아직도 까칠이녀석은 제 방을 흘깃거립니다.
하지만, 절대로 제 아뒤는 비밀입니다. 왠지 아시죠?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