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일간지인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이 24일 '떠오르는 한국(South Korea Rising)'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의의와 한국의 대 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높이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국제문제 전문 언론인인 필립 보우링은 이 칼럼에서 "태국 후아힌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보다 더욱 의미 있는 일은 이 대통령의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아시아 3개국 순방"이라고 평가했다.
ITH는 한국의 위상은 여러 방면에서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내년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제통화기금(IMF) 투표권 확대 등을 사례로 꼽았다.
이처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반도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이 북한의 핵 야심으로부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중간 강대국으로서 한국의 역할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ITH는 특히 동남아시아가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매우 비옥한 토양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갈수록 이 지역의 번영에 너무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인들이 국내적으로는 민주적이지만 여타 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나 인권 분야에는 관여하려 애쓰지 않았다는 점도 많은 아세안 국가들의 마음에 드는 것이라고 ITH는 주장했다.
IHT는 "한국이 최근까지 꽤나 조용 했지만 이제는 이름을 떨칠 자신감과 돈을 모두 갖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한국인들의 재난 구호 노력이 두드러지는 등 동남아시아에 대한 지원 규모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IHT는 따라서 이 대통령이 이번 순방기간 동안 찌엣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나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것은 당연한 일로 지역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한국의 의지를 대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IHT는 미국에 대한 한국의 안보 의존도나,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의 중요성, 그리고 중요하지만 불안한 한일 관계 등을 감안할 때 동남아 지역에서 지지자를 늘리는 것은 영향력을 확대하고 '균형적인 역할'을 만들어낸다고 분석했다.
IHT는 일부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의 열정과 자원에 대한 목마름을 우려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은 매우 환영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립 보우링은 "한국이 위협이 될 만큼 크지 않지만 미국, 일본, 중국에 의해 괴롭힘을 당한다고 느끼는 국가들에게 대안을 제공하리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국의 비중에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