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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N

정말 심각하네요,우리 애들이 여기서 이런건 안 배워서 좋네요,,ㅠㅠ기뻐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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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오전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김동환이라고 합니다. 저와 제 파트너가 청소년의 욕설 일상화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열심히 조사한 것입니다. …(중략)… 요약해서 기사화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첨부파일은 모두 4개였다. 각각 ‘청소년 욕설 문제’ ‘대학생의 기초질서 문제’ ‘대한민국 전반의 문제’ ‘에필로그’란 제목을 달고 있었다. 도합 14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다. 무심히 읽기 시작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꽤 있었다. 특히 1장의 논리 전개가 주목할 만했다.

‘대한민국에서 지금처럼 욕설이 일상화된 건 1999년이다 → 1999년은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이용자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한 해다 → 초고속 인터넷 이용자 1000만명 돌파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PC방의 보급이었다 → PC방에서 성행한 채팅과 온라인 게임이 욕설 일상화의 요인이다.’ 대강의 요지는 이랬다.

김동환(39)씨는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강의와 연구, 집필 등을 병행하고 있는 학자다. 남호주대 국제학 박사 출신으로 같은 대학 국제학과 강사로도 활동했다. 1994년부터 한국·호주 양국의 청소년 문화에 관심을 갖고 관련연구에 매진해왔다. 공동저자인 김윤정씨는 부경대 교환학생 자격으로 2006년 남호주대를 방문했다가 김씨의 연구취지에 동감, 지난해 논문 작성에 합류했다. 주간조선은 김씨의 논문을 통해 대한민국에 만연한 욕설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저자의 허락을 구해 논문의 일부를 요약, 발췌해 싣기로 했다. 욕설에 대한 세대별 의견, ‘욕설세대’로 분류되는 대학생 인턴기자들의 좌담도 덧붙였다. 세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곳곳에 침투해 있는 욕설문화. 과연 대수롭잖게 넘겨도 되는 걸까? 욕하는 사람을 멀리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이제 와서 고쳐보려 한들 뾰족한 대안이 있을까? 이번 기획이 이런 질문에 대해 한번쯤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1983~1987년생의 욕설문화 연구 논문

한국 체류 8년째인 일본인 유학생 사야카(28)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블로그 ‘내 눈으로 본 한국, 한국인(sayaka.tistory. com)’에 ‘한국에서 제일 자주 듣는 단어는?’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한국에 살면서 몇 개월 열심히 공부했더니 듣는 걸 한글로 쓸 수 있게 됐다. 그때부터 귀에 들리는 말은 뭐든지 전자사전으로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당시 제일 자주 듣는 말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그 단어는 사전에 없었다. 그건 바로 ‘ㅈ나’ 시리즈! …(후략)”

문제 발견
80개 그룹 중 78개 그룹이 욕설 대화
이유 물어봤더니 “그냥 유행이니까…”

2008년 3월 17일부터 일주일간 부산지역 2개 국립대와 3개 사립대 교내식당에서 일상 대화 중 욕설을 하지 않는 그룹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다. 일주일간 80개 그룹을 각 5분간 관찰했다. 전혀 욕설을 하지 않은 그룹은 2개뿐이었다. 두 그룹 모두 전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여학생이었다. 사용한 욕설 개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5회 미만 사용 그룹은 6개였다. 72개 그룹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욕설을 내뱉었다.

2008년 3월 27~28일 오후 부산 대연동 소재 A초등학교, B중학교, C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을 만났다. 욕설 하는 이유가 궁금해서였다. “그냥이요.” “다 하니까요.” “안 하면 왕따 당해요.” C고교 학생들은 답변을 하면서도 연방 ‘ㅈ나’를 연발했다. 인근 D대학생과의 인터뷰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옛날부터 사용해왔다.” “메신저 할 때 욕 안하면 대화에 끼기 힘들다.” “사용하지 않으면 어색하다.”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욕설) 안 쓰는 사람도 있나…?”

흥미롭게도 그들의 답변 중 일치하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바로 ‘유행’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유행이 사전적 의미라면 욕설 일상화 문제는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다. 유행은 어디까지나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 의문은 이것이다.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욕설이 ‘유행’하게 된 걸까? 욕설 일상화의 원인이 단순히 청소년의 도덕의식 결함이 아니라면 분명 욕설 전파과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한 ‘뭔가’가 있었을 거란 데 생각이 미쳤다.


조사 착수
“욕, 언제부터 왜 하게 됐나” 설문조사
 79%가 “인터넷이 결정적 원인 제공”

2008년 5월 30일부터 8월 30일까지 3개월간 부산지역 6개 대학(원)생 200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대상자를 출생연도(1983~1987년)에 따라 40명씩 5개 그룹으로 나눠 준비한 설문지를 돌렸다. 200명의 표본만으로 완벽한 객관성을 갖출 순 없지만 욕설의 원인과 최초 욕설 사용시기를 분석하기엔 충분한 숫자라고 판단했다. 전체 표본은 260명이 넘었지만 한 문항이라도 ‘기억 안 난다’ ‘모르겠다’고 응답한 설문지는 제외시켰다.

문항은 모두 3개였다. 1번은 ‘주위 친구들이 대화에 욕설을 사용하고 있단 걸 처음 느낀 때는 언젠가?’, 2번은 ‘자신이 욕설을 지금처럼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때는 언젠가?’, 3번은 ‘학교 친구를 제외하고 자신의 욕설 사용에 결정적 요인을 제공한 게 있다면 뭔가? 그 이유는?’이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 1983년생 그룹(19명, 47.5%)과 1985년생 그룹(16명, 40%)의 경우 ‘1999년’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1984년생 그룹(20명, 50%)과 1986년생 그룹(18명, 45%), 1987년생 그룹(15명, 37.5%)에선 ‘2000년’이란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답변 내용을 막대그래프로 정리해봤더니 대부분의 응답이 1999~2000년에 쏠려 있었다. 1983년생 그룹에서 이 비율은 82.5%에 달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1999년과 2000년에 학생들의 욕설 사용이 일상화되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 이 경우, 1999년은 ‘욕설 일상화 원년(元年)’이 된다. <그래프 1>

두 번째 질문의 답변은 크게 ‘2001년’과 ‘2002년’으로 나뉘었다. 1983년생 그룹(15명, 37.5%)과 1984년생 그룹(20명, 50%), 1985년생 그룹(17명, 42.5%)에선 ‘2001년’이란 응답이, 1986년생 그룹(13명, 32,5%)과 1987년생 그룹(17명, 42.5%)에선 ‘2002년’이란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1998년(혹은 그 이전)’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단 것이다. 이는 모든 응답자가 1999년 이전엔 지금처럼 욕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단 사실을 의미한다. 표현이 다를 뿐 첫 번째 질문에서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그래프 2>

세 번째 질문의 답변은 ‘인터넷’과 ‘영화’ 두 가지로 압축됐다. ‘1강(强)1약(弱)’ 구도였다. 욕설 사용의 결정적 요인이 인터넷이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1983년생 그룹의 75%(30명), 1984년생 그룹의 80%(32명), 1985년생 그룹의 77.5%(31명), 1986년생 그룹의 80%(32명), 1987년생 그룹의 82.5%(33명)였다. 전체 통계를 냈더니 79%에 달했다.<그래프 3>

원인 분석
인터넷 확산된 1999년부터 욕설세대 등장
온라인게임·채팅이 욕설 전파 촉매제 역할

욕설 일상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인터넷 발전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2008 한국인터넷 백서’를 뒤졌다. 1999년 관련자료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사이버코리아 21 수립·전자거래기본법 제정·ADSL서비스 개시·인터넷 이용자 수 1000만명 돌파’…. 욕설 사용의 원년인 1999년에 인터넷 이용자 수가 사상 최초로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당시 기성세대에게 컴퓨터는 물론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과 네트워크게임 등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았다. 따라서 이 시기 인터넷 이용자는 주로 초·중·고교생이었다. 한국전산원이 펴낸 ‘2000 국가정보화백서’에 따르면 1999년 10월 당시 20대 미만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전체의 71.1%를 차지했다. 30대는 17.4%, 40대는 8.7%, 50대 이상은 2.8%였다.

1999년 당시 우리나라의 100명당 PC 보급대수는 18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길 수 있었던 건 PC방의 초고속 성장 때문이었다. 당시 IMF 사태로 모든 분야가 침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초고속통신망 설치를 등에 업은 PC방 사업은 호황을 누렸다. 1998년 3000여개에 불과했던 전국 PC방 수가 1년 만인 1999년 1만5000개로 증가한 것만 봐도 당시 PC방의 수요가 얼마나 폭발적이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PC방의 주된 기능은 채팅과 온라인 게임이다. 인터뷰 세 번째 문항에서 ‘욕설 사용의 주요인은 인터넷’이라고 응답한 158명 중 무려 152명(96.2%)이 그 이유로 ‘리니지’를 지목했다. 리니지는 신일숙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온라인게임의 일종. 수십 명이 인터넷에 접속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성 때문에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로 분류된다.

리니지는 게임과 채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게임과정이나 결과에 따르는 불만을 얼마든지 채팅으로 쏟아낼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더욱이 개발자가 국내 업체(엔씨소프트)인 덕분에 채팅 시 한글 사용이 가능했다. 1999년 당시 리니지의 인기를 능가했던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이번 조사에서 응답에 등장하지 않은 건 그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중 한글로 대화하는 게 불가능하다.

종합 정리
‘초기-폭발-일상화’ 3단계로 발달
 휴대폰 문자도 욕설 전파 기폭제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의 욕설 일상화 발달단계를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초기단계(1999년)의 특징은 오프라인 커뮤니티 형성으로 요약된다. 리니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이 교실환경을 바탕으로 삼삼오오 무리 짓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게임할 때 사용하던 욕설은 자연스럽게 게임 바깥, 즉 일상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는 폭발단계(2000~2002년)다. 2002년 당시 전체 리니지 사용자 중 18세 미만 청소년의 비율은 50%에 달했다. 오프라인에서 형성된 이들의 커뮤니티는 점차 온라인으로 확장되며 거대해졌다. 리니지의 성공은 수많은 유사게임을 탄생시켰다. 보급률이 급증한 휴대폰은 욕설 전파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2003년 이후는 일상화단계로 분류된다. 이 시기가 되면 리니지와 한 몸이던 욕설이 리니지와 결별하며 시기·장소·이유를 가리지 않고 창궐하게 된다. 욕설과 일상어의 구분이 사라지는 것도 이 단계의 특징이다. 주목할 점은 휴대폰 보급이 초등생에게까지 확대되며 욕설이 문자메시지를 통한 의사소통 영역까지 넘보게 됐다는 점이다. 일상화단계가 되면 욕설 사용자는 기존 욕설에 무료함을 느껴 새로운 욕설을 찾고 만들어내기도 한다.

리니지 측이 그동안 마냥 뒷짐 지고 있었던 건 아니다. 서비스 개시 4년 만인 2002년 욕 필터를 강화하는 등의 정화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잃어버린 4년’을 만회하기엔 이미 늦을 대로 늦은 후였다. 2001년 당시 리니지 회원 수는 1000만명이었다. 동시접속자는 30만명, 누적계정 수는 1950만개였다. 대한민국 청소년 중 몇 퍼센트가 이 수치를 피해갈 수 있었을까?

흔히 1961년부터 1981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X세대라고 부른다. 이후 비슷한 논리로 Y세대(1982~2001년 출생)와 Z세대(2001년 이후 출생)를 규정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새로운 세대가 1999년에 탄생했다. 이름 하여 ‘욕설세대’다. 이 세대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대한민국에만 존재한다. 둘째, 온라인게임에 의해 만들어졌다. 셋째, 인터넷과 리니지화(lineagization) 현상에 의해 급속하게 확산됐다.


공개 질의
지난 10년 교과부와 교사들은 뭐했나
전교조, 인성교육도 이념투쟁에 악용

2009년, 욕설세대는 무려 10년간이나 아무런 제재없이 팽창일로를 걸어왔다. 특히 인터넷의 익명성은 욕설의 화염에 들이부은 기름 같은 역할을 했다. 욕설세대의 최고령이라고 할 수 있는 1983년생의 상당수는 이미 사회에 진출했다. 이들을 구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러나 마냥 손놓고 있어서도 안 된다. 당장 지금 초등 1년생의 욕설세대 유입을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해도 초등 2년생인 9세부터 1983년생인 27세까지로 구성된 욕설세대 규모는 대한민국 인구의 22%가량을 차지한다.

1999년부터 10년간 욕설세대가 전국 모든 학교에 뿌리 내리는 동안 교육당국과 교원단체들은 어떤 대응을 해왔는지 묻고 싶다. 한국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최상위기관인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2005년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청소년 언어실태 조사에 따르면 고교생의 76%는 친구들과 대화할 때 욕설을 사용한다. 일선 학교에서 ‘바른말 고운말’ 캠페인을 진행하는 교사가 “요즘 초등생은 1분 동안 말할 때 30초가량은 앞뒤에 욕설을 섞어 쓴다”고 말해 충격을 준 적도 있다. 그러나 현행 교과부의 국정과제엔 인성교육 관련 정책이 전무하다. 당장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표적 교원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의 대응방식에도 문제가 많다. 전교조 홈페이지에 일반회원으로 가입해 접근이 허용된 모든 자료를 열람했다. ‘인성교육’을 키워드로 한 게시물은 5건, ‘인성’이란 말이 포함된 게시물은 10건이었다. 그러나 욕설문제를 지적한 자료는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욕설 관련 보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개최된 전교조 전국대의원대회에선 자신이 제출한 안건이 부결됐다는 이유로 동료 교사에게 욕설을 퍼부은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2008 청소년 반부패인식지수’가 발표됐다. 청소년의 준법·윤리·도덕에 관한 종합평가 격인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반부패인식지수는 10점 만점에 6.1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전교조는 홈페이지에 (윤리의식 낮은 청소년을 방치하는) 현 정부를 비난하는 글을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그러나 이 지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더 낮았다. 일례로 ‘보는 사람 없으면 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2008년 44.1%로 2002년(47.3%)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뇌물을 제공하겠다’는 응답도 2008년 20%로 2002년(27.3%)보다 크게 줄었다.

2002년 당시엔 전교조의 정부 비난 글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교조의 인성교육 방향이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2008년 조사에서 청소년의 87.4%는 ‘반부패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결성 이후 줄곧 ‘참교육’을 주장해온 전교조에 묻고 싶다. 그간 전교조가 가르쳐온 참교육의 정체는 뭔가? 전교조는 이 땅의 청소년 12.6%만 가르쳤단 말인가? 


8개월간 욕설 실태 조사하니…

“씨ㅂ놈아! 개새끼야! 죽어라, 죽어!”
“야, ㅈ같다. ㅈ나 성나네.”
“ㅆ탱아. ㅈ같은 소리 하지 마라.”

김동환씨는 주로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논문 속 욕설사용 실태의 배경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부산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김씨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학벌, 학력차, 소득격차, 교육비 지출 등과 관계없이 유일무이하게 전국적으로 평준화, 평균화, 평등화를 이룬 게 욕설문화”다. 그는 논문 서두에서 2008년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간 관찰한 청소년과 대학생의 욕설들을 장면별로 정리해놓았다. ‘요즘 애들’이 욕을 많이 한다는 것쯤은 익히 알고 있다고 믿는 독자들을 위해 몇 가지 예를 공개한다. 적나라한 욕설을 지면에 모두 옮길 수 없어 몇몇 표현은 일부를 자음으로만 처리했다. 사투리의 경우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굳이 표준어로 바꾸지 않았다.

장면 1 2008년 3월 20일 오전 8시경 부산 모 원룸촌 사거리. 앳된 얼굴의 남자 중학생 4명이 걸어가고 있다.

A: “야, 오늘 ㅈ나 춥다!”

B: “씨ㅂ놈아, 아직 겨울이니까 춥지.”

A: “3월인데 무슨 겨울이고, ㅆ새야.”

C: “ㅈ나 늦었다. 뛰라, 뛰라, 뛰라!”

장면 2 2008년 4월 10일 오후 3시20분경, 부산 모 초등학교 근처 문방구 앞. 예닐곱 명의 초등생이 소형 격투게임기 앞에 몰려 있다. A와 B 학생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A: “씨ㅂ놈아! 개새끼야! 죽어라, 죽어! ㅈ나 안 죽네.”

B: “야, ㅈ같다. 이 판만 넘기자. ㅈ나 성나네.”

C: “진짜 안 죽네. 고만 좀 해라. 내 학원 가야 된다. 한 판만 하자.”

D: “내가 먼저다, ㅆ탱아. 아까부터 기다렸다. ㅈ같은 소리 하지 마라.”

C: “ㅆ방 뭔 소리 하는데. 내가 먼저 왔었는데 ㅈ낸 기다리다가 돈 바꾸러 갔었는데.”

장면 3 2008년 4월 13일 오후 4시경 부산 모 원룸촌 사거리. 여중생 4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 “니 돈 얼마 있는데?”

B: “6000원 정도 있다. 와?”

A: “피자 ㅈ나 먹고 싶다. 돈 보태서 피자 묵자.”

C: “닭 골목에서 닭 사 묵자. 오늘 닭 ㅈ나 땡긴다.”

D: “씨ㅂ, 내 돈 없다. 좀 빌리도. 야, 학원 차 온다. ㅈ나 빨리 오네. 저 새끼(차량 기사) 오늘 따라 와 이래 빨리 오노.”

(학원 차문이 열리자마자 A, B, C, D 학생 거의 동시에) “안녕하세요!”

장면 4 2008년 9월 23일 오후 3시경 서울 모 초등학교 정문 앞. 하굣길에 남학생 A가 여학생 B, C를 향해 큰소리로 외친다.

A: “야, 이 년아. 내일 꼭 가져와야 돼!”

B: “븅신(병신) 새끼, 알았다니까 왜 자꾸 지랄이야. 아까 담탱한테 ㅈ낸 깨지고 나한테 화풀이야.”

C: “내일 갖고 온다잖아. 찌질이 새끼야. (B를 돌아보며) 쟤 왕따 만들어버려, 븅신.”

A: “아, 븅신년들. 지랄같네.”

장면 5 2008년 4월 25일 정오경 부산 모 대학 구내식당. 여대생 4명이 점심을 먹고 있다.

A: “오늘 수업 들어갈 거가?”

B: “모르겠다. 니는 어쩔 건데?”

A: “아, 짱나. 그 새끼(교수) 오늘 또 내만 ㅈ나 시키는 거 아니가? 씨ㅂ, 그냥 쨀란다.”

C: “내 머리 하러 가야 된다. 같이 가자.”

B: “어디서 할 건데? 내 쿠폰 있다. ○○○(미용실 이름) 가자.”

C: “거기 ㅈ나 구리다. 전에 △△(친구 이름)가 여기서 했는데 머리 완전 ㅈ 됐다 아이가.
◇◇◇(미용실 이름)가 더 낫다. 거기 가자.”

D: “그 집 ㅈ나 짜증나던데. ㅈ나 기다리게 하고.”

장면 6 2008년 4월 29일 낮 12시10분경, 부산 모 대학 교직원식당. 학생 3명이 제법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A: “파워포인트에 동영상도 넣어야 되겠재?”

B: “ㅈ나 귀찮은데…. 누가 할 건데?”

C: “니 ㅈ나 잘한다 아이가. 니가 해라.”

B: “아, 씨ㅂ. 내 ㅈ나 바쁘다, 요즘. 니가 하면 안 되나?”

C: “그냥 니가 해라. 자료는 A랑 내가 ㅈ나 긁어서 니한테 주면 되잖아.”

A: “그래, 니가 해라. 내일 점심은 내가 함 쏠게.”

B: “맛도 ㅈ같은 이런 데서 사주나. 씨ㅂ, 내일은 밖에서 사라.”

장면 7 2008년 4월 23일 낮 1시경, 부산 모 국립대 교내식당. 대학생 4명이 점심을 먹으며 열띤 토론 중이다.

A: “일본은 납치문제 때메(때문에) 6자회담에 ㅈ나 태클 거는 거지. 그런 거 말고 다른 이유 같은 거 없잖아.”

B: “그렇지. 납치문제랑 핵이랑 중유공급이랑 연계하는 거지. 씨ㅂ,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낫지 않나? 국민을 끝까지 찾겠다는 의지 같은 게 보이잖아.”

C: “내 방학 때 일본 갔었는데…. ㅈ나 비싸서 그렇지 ㅈ나 좋대. 함 더 가곤 싶은데 씨ㅂ 돈이 없다, 돈이.”

D: “야, 그러면 일본이 지금 그 회담에서 하고 있는 게 제대로란 소리네, 맞제? 씨ㅂ, 돈도 많은 것들이 좀 팍팍 쓰면 되지. ㅈ나 쩨쩨하게 그거 갖고 뭐 하자는 거고. 근데, 니 언제 일본 갔다 왔는데? 개새끼, 내가 전에 같이 가자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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